서른의 불안감을 어떻게 이겨 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사실 서른의 불안감을 이겨 낸 게 아니라 그저 떠안고살았던 것 같다. 불안이 내 속을 아무리 좀먹어도, 피가 철철 나도 그냥 그러려니 하는 선천성 무통증 환자처럼.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진짜 안 아팠던 걸까. 모르겠다. 어쩌면 너무 아파서 아픈 줄도 몰랐는지도.
사람들 말이 요즘은 마흔쯤 돼야 저런 불안을 겪는다더라. 서른 때 저런 불안 잘 모른다고, 정말 그럴까, 아니면 그때의 나처럼 아프지 않은 척하는 걸까.- P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