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도대체, 자식을 어떻게 키워야 하죠?" 기자가 물었다. "이봐요. 아가씨! 결혼부터 하고 고민하세요." 그녀는 자신의 딸들에게 하듯 기자의 이마에 꿀밤을 먹였다. "그리고 그걸 아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그녀의 말에 사진작가가 네, 맞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그녀는 남편을 잃고오랜 세월 우울증을 앓았다. 우울할 때면 그녀는 네 딸들과 나란히 누워 말없이 시간을 보내곤 했다. 어느날, 그렇게 다섯 식구가나란히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데, 첫째가 말문을 열었다. "엄마. 제가 비장의 우울증 퇴치 비법을 알려드릴게요." 그녀는 얼른첫째에게 천원을 주었다. "우리 집엔 공짜란 없거든." 그녀의 말에 기자가 웃었다. 사진작가도 따라 웃었다. "먼저 초등학교 운동장을 떠올리세요." 그녀는 첫째의 말처럼 학교 운동장을 떠올렸다. 운동장에는 줄다리기용 밧줄이 놓여 있는데, 가운데는 빨간색 리본이 묶여 있다. 이쪽에 열 명의 사람이 줄을 잡고 저쪽에열 명의 사람이 줄을 잡는다. "그게 뭐야?" 그녀의 옆에 누워 있던 둘째가 물었다. "내가 열두살 때부터 해오던 명상법이야. 일명 줄다리기 명상. 이 줄다리기에는 스무 명의 사람들이 필요해.
그러니까 내가 아는 사람 중 스무 명을 떠올려. 그리고 그들을 줄다리기시키는 거지." 첫째가 말했다. "그러니까, 그게 뭐냐고."
그녀가 물었다. "단 한명의 얼굴도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똑같이 생긴 스무 명의 내가 줄다리를 하는 거예요."- P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