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얍! 하는 기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태권도 도장과 창문을 마주하고 있다. 용기가필요한 날이면 나는 창문을 열어놓고 도장에서 울려퍼지는 기합소리를 들었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아무 결심이나 하게 되었다. 내일부터는 음식에서 양파를 골라내지 않을 거야, 그녀에게 더이상 전화하지 말아야지, 성공하거든 꾼 돈부터 갚자 따위의 결심들을. "이젠 다시 결심 따위는 하는 일이 없을지도 모르지."- P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