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지, 옥희야.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색깔은 파랑이야." 오랫동안잊고 있던 기억을 되살리려는 듯, 아스라한 시선으로 그가 말을 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는 걸 좋아했어. 그래서 넥타이든 여자의 옷이든, 뭔가 푸른색인 것들에 왠지 더 눈길이 가더내가 널 계속 발견하고, 널 사랑하게 된 건...... 네가 나의 파랑이기 때문이야." 그동안 꼭꼭 감춰뒀던 생각을 마침내 다 털어놓게 되어 후련하고 한편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정호는 수줍은 눈을 들어옥희를 바라보았다.- P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