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합니다, 정호씨." 명보는 곧장 부드럽게 수긍하여 정호를 오히려 놀라게 했다. "맞아요, 저에겐 이런 말을 할 권리가 없죠. 그대는 살아남는 데 필요한 일을 한 것뿐이에요. 하지만 정직하게 살면서도 충분히 번창할 기회가 주어졌다면, 정호 씨 역시 그쪽을 택하지 않았을까요? 정호 씨가 가진 삶의 소망이 무어냐고 물었죠. 제소망은 뭔지 말씀드릴게요." 명보가 말을 이었다. "제가 가진 첫 번째꿈은 우리나라의 독립입니다. 두 번째 꿈은 우리 국민 모두 충분히잘 먹고 번영하며 인간답게 사는 겁니다. 누구도 버림받지 않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말이죠. 그리고 이 두 개의 꿈은 서로 긴밀히연결되어 있어서, 어느 한 꿈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다른 꿈도 가능하지 않답니다......"- P2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