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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a040813님의 서재

옥상 위를 걸었다. 이쪽에서 저쪽까지 여덟 걸음이면 완성되는 산책. 누군가 함께한 적도 있었지만 혼자일 때가 많았다. 작은 발이 작은 발의 임무를 다하는 시간 동안 별을 보았다.
옥상에서 보면 골목이 흐르는 것처럼 보였다. 고작 이 층 높이였는데도 훤히 보였다. 비스듬히 쌓아놓은 연탄 더미들, 쓰레기를 담아 내놓은 봉지, 깨진 화분, 취한 남자의 휑한 머리통까지 다 보였다. 옥상에서 초연함을 배웠다. 가까이에서 멀어지는 연습을 했다. 널어놓은 빨래에 기대는 연습. 눈이 네 개가 되는 연습. 잠자리처럼 보는 연습. 슬픔을 층층으로 재조립하는 연습. 그런 걸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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