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숨을 죽이게 되는 때가 있다.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 같으면서도 눈은 책에서 뗄 수 없고, 앞으로의 전개가 내가 생각한 대로 흘러갈까 두려워 책을 덮고 싶지만 그들의 운명을 지켜 보고 싶어 다시 책장을 넘기게 되는, 그런 책들이 있다.
이 '원청' 또한 내겐 그런 책이다. 500쪽이 넘는 책을 이처럼 재미있게, 몰입하며 읽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가장 흡입력 있게 읽었던 책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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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의 전기적 이야기를 다룬 《원청》은 중국 청나라 말기에서 민국 초기까지를 배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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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20세기 초 격변의 국제정세 속에서 중국 또한 그 영향을 피해 갈 수 없었고, 이 '원청'은 그 시기 속 중국 민족이 겪은 아픔과 비극을 등장인물에게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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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자는 전생에 정해지는 거란다." (261p. 리메이롄의 말)
이 책에서의 키워드 중 하나는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린샹푸와 샤오메이, 아창, 린바이자, 구퉁녠... 수많은 인물이 리메이롄의 말대로 정해진 팔자가 있는 것처럼 각자의 운명을 맞이했고, 독자 또한 다른 선택지(나의 경우에는 해피엔딩을 맞이했으면 하는 바람)를 바라면서도 그들의 운명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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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뜬구름 같은 원청은 샤오메이에게 이미 아픔이 되었다. 원청은 린샹푸와 딸의 끝없는 유랑과 방황을 의미했다." (557p. 서술자의 말)
작중에서 '사랑'은 곧 방황으로 이어진다. 샤오메이에 대한 린샹푸의 사랑은 그가 원청을 향해 방황하는 것의 시작이 되었고, 또 샤오메이에 대한 아창의 사랑은 둘이 집을 떠나 긴 여행을 떠나게 되는 시발점이 되었다. 천야오우와 린바이자의 썸은 둘이 갈라지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들이 사랑에 빠지고, 사랑에 의해 긴 방황을 시작하게 되는 것은 정말 리메이롄의 말대로 팔자이고 운명이었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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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낀 점도 많고 나누고 싶은 것도 많지만 글재주가 없어 이만 줄인다. 대신 곧 정식으로 출간되어 많은 이들이 책에 대해 다채로운 해석을 내놓는 것을 보면서 혼자만의 독서토론을 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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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중국에도 가슴 아픈 역사가 있었음을, 또한 중국에 '위화'라는 대단한 소설가가 있음을 알게 해준 일깨워준 소설 #원청 이었다.
※ 본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가제본 도서임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