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시부야의 초급반
JYOH 2026/08/0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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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부야의 초급반
- 남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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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 - 2026-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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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인 #시부야의초급반
남궁인이 2주 휴가를 내서 시부야 학원으로 일본어를 배우러 갔다고? 세상에. 응급실에서 근무하고 글도 쓰고 책도 내고 티비에도 나오고 몸이 열개여도 부족할 사람이 휴가도 왜 이리 빡세 하면서 부랴부랴 일독.
하지만 왜 그랬는지는 너무나 이해되었다. 홀로 산지도 너무 오래됐고 홀로 여행도 너무 많이 해봤고 더이상 사고 싶은 것도 없고 그러나 휴가니 집에만 있는 건 참을 수 없고. 그래도 다행히다 싶은 건 먹고 싶은 건 많았다는 것. (다행이군. 더 나이들면 그 상태에서 먹고 싶은 것도, 먹을 수 있는 것도 없어진단다. )
좌충우돌 시부야 초급 일본어반 학원체류기. 읽으면서 시종일관 작가와 함께 일본에 가서 일본어도 배우고 친구도 사귀고 영어와 일본어로 잡담도 하고 학원 숙제도 하고 내내 일본 음식만 먹고 틈틈히 여행도 하고 온천도 가고 후지산을 바라보기도 하고. 이런 경험들을 작가와 함께하는 느낌이었다. 너무 좋아 아껴 읽었다.
그러나. 마지막 학원 수강날 작가가 자신을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으로 본인이 유명인임을 커밍아웃한 부분에서 (작가처럼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 부분을 하이라이트로 여겼을 수 있지만)나는 좀 김이 샜다. 끝까지 신비주의로 일관하지. 이 마지막 부분때문에 갑자기 이 책의 프레임이 철저히 계획된 예능으로 전락해버리는 느낌이었다. 다 책 내려고 계획했던 거구나. 싶었다. 너무 딱 맞아 떨어졌다. 이러려고 2주 동안 그랬었던 거였군. 의사라고 하면 그러려니 하는데 의사이자 작가라고 하면 다 대단해 하는 그 느낌에 취한 모습이 (단순히 내가 그를 부러워해서 그런지) 여행 마지막 날이라서 그랬다는 설명만으로는 납득되지 않았다.
하지만 늘 여행책을 내고 싶었다는 작가의 소망은 이룬 듯. 가독성도 좋고 재미도 있고. 비슷한 느낌의 글들은 많지만 이런 컨셉의 책은 처음인 것 같기도 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소개할 테지만.
원래 기대가 컸던 사람은 실망이 없을 수 없어서인지 화룡점정이 아쉬운 책. 조용히 귀국하는 컨셉은 심심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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