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만든 가난> 서평
Callby09 2023/11/2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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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만든 가난
- 매슈 데즈먼드
- 28,800원 (10%↓
1,600) - 2023-11-22
: 1,857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아마존 사회학 분야 1위, <이코노미스트>, <가디언>, <타임>, <네이션>, <뉴요커> 등 유수 매체의 추천
이러한 엄청난 수식어들이 이 책의 대단함을 나타내고 있다. 프린스턴대학교 사회학 교수이자 문화인류학자인 매슈 데즈먼드 저자는 "미국처럼 가장 풍요한 나라에 어째서 이토록 많은 가난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해당 책을 서술한다.
"만일 미국의 가난한 자들이 나라를 세운다면 그 나라는 오스트레일리아나 베네수엘라보다 인구가 많을 것이다. 미국인 아홉 명 가운데 약 한 명-어린이 여덟 명 가운데 한 명을 포함해서-이 가난하다. (...) 공립학교 학생 가운데 100만 명 이상이 집 없이 모텔, 자동차, 쉼터, 버려진 건물에 거주한다. (...) 미국인 200만 명 이상이 집에 수도나 양변기가 없다." 미국의 빈곤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미국의 빈부격차가 심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라서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되고 놀란 부분이 많았다. 캘리포니아 한 주의 경제 규모가 캐나다를 능가하고, 뉴욕주의 경제는 한국의 경제 규모를 뛰어넘는다. 결국 미국의 가난 문제는 단순히 자원의 부족 때문이 아니라, 그 이상의 심각한 문제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사실상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경제 불황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증가했지만, 이는 저소득층의 월평균 소득은 쪼그라든 반면, 상위 20%의 소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도 2020년 15.3퍼센트로, 미국(16.6퍼센트)에 비해 약간 낮을 뿐이라고 한다. 이처럼 가난은 단연 미국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책의 목차를 보면 우리는 왜 더 많이 진보하지 못했는가, 우리는 어떻게 노동자를 싸게 부려 먹는가, 우리는 어떻게 가난한 사람들이 더 많은 비용을 치르도록 강요하는가 등의 뼈 때리는 문장을 확인할 수 있어서, 해당 주제에 대한 저자의 흥미로운 현장연구 사례와 함께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아볼 수 있었다. 가난 문제의 민낯을 직시하면서 정밀하게 현실을 탐사하고 해결책을 의논하는 지점에서, 이 책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고, 두고두고 다시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더 많은 부와 값싼 물건을 즐기려고 노동자들에게 생활임금을 허락하지 않을 때 노동자들은 무엇을 거부당하는가? 행복, 건강, 생명 그 자체다.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자본주의인가? 우리에게는 이 정도의 자본주의밖에 허락되지 않는가? (p.118)
*지금의 정부 원조는 제로섬이다. 최대 규모의 정부 보조금은 가난에서 헤어나려고 발버둥 치는 가족들에게 가는 게 아니라, 잘사는 가족들을 계속 잘살게 만드는 쪽으로 흘러들어 간다. 이렇게 되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자원은 적어진다. 그것이 우리의 설계이고 우리의 사회계약이라면 최소한 그렇다고 인정히야 한다. 최소한 자리에서 일어나 고백해야 한다. 그렇다,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국가다,라고. 가난한 미국인들의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당신들을 돕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럴 여력이 없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그건 거짓말이니까. (p.175)
*빈부의 분리는 우리의 마음과 영혼을 오염시킨다. 부유한 사람들이 똑같이 부유한 이웃들 옆에서 생활하고 일하고 놀고 신입생활을 할 때, 말 그대로 가난한 사람들을 망각하고 점점 편협해질 수 있다. 그러면 우리 내면에서 질 나쁜 성정이 고개를 들고 편견과 도덕적 붕괴에 부채질을 한다. 빈부가 뒤섞인 지역사회에서 서로 얽히고설키게 되면 우리는 우리의 맹점을 의식하고 고립된 편견의 방을 나와, 빈곤선 훨씬 위에 있는 가족들 역시 빈곤선 아래 있는 가족들을 괴롭히는 문제를 함께 고민하게 된다. (p.266-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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