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소설에 주제 중에 자살이야기는 빼 놓을 수 없다. 왜 죽었을까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하는 작은 관심도 잠시다. 안좋은 사건에 대한
기억이 얼른 사라지길 바란다. 생명의 존엄성이란 말이 무색하리만큼 많은 청소년이 가지는 혼란스러움을 마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청소년의 입장이 되어 보려해도 어지간해서는 쉬운일이 아니다. 아무리 기억을 되살려 보아도 우리때는 안그랬는데란 고리타분한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청소년 소설을 대신 읽어보는 편이 더 나은 방법이란 어떤 분의 말씀이 떠올라 주제역시 자살에 관한 이야기라 눈이 가게 된
<내게 남겨진 비밀> (2014. 3 사파리)다.
시간을 되감을 수 있다면 그런 어처구니 없는 선택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자신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을 알기 위해 학교을 떠나지
못하는 페이지 휠러, 17살이란 꽃같은 나이에 자살이란 오명을 안고 스스로 비밀을 캐기 시작한다.
자신이 유령이 되어 학교에서 살게 된 페이지, 에반, 브룩까지 셋은 각자 사정이 있는 학생유령이다. 가장 최근에 죽은 페이지의
추모식에 어설프게 브룩과 함께 하게되자 기분이 나쁘다. 추도식이 떠오르지 않아 이야기의 전개가 더디게 진행되듯 하더니 p109 부터 빨라지기
시작한다.
과연 페이지는 왜 그런 낙상사고가 자살로 변질 되었는지 단짝 친구 우샤의 생각 속에 자신의 이름이 떠올리게 되면 그 몸속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이 실마리가 된다. 자칫 우중충한 분위기가 바로 역전되는 대목은 학교 벽화를 그려야 하는데 주인공은 그림을 못그린다 사실을 깨달은
장면이다.
자신의 죽음을 바로 잡기 위해 여러 사람의 몸에 들락 날락 하는 동안 많은 사실이 밝혀진다. 특히 남자친구 루카스의 또다른 모습에
실망하고야 마는데..
식스센스의 귀신이 보여요~라는 대사를 하는 귀여운 아역의 모습을 연상케하는 친구, 그리고 통쾌한 복수, 반전에 반전까지 속도에
가속까지 처음에 부진한 전개를 만회하려는 듯 후반은 정신 없을 정도로 빠르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