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을 쓰는 날(두 달에 한 번)에만 노트북을 켜다 보니 멀쩡한 인터넷이 저절로 끊기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와이파이 비밀번호 하나 때문에 아버지가 야구 보고 계시는 걸 방해할 수 없어 명령 프롬프트를 이용해 비밀번호를 캐치했습니다. 지금은 해결하여 원활하게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워낙 오래된 노트북(2016년도에 구입했음)인데도 서평을 쓸 수 있다는 게 거의 유일한 기능인지라 불만 없이 잘 쓰고 있습니다. 지금은 어떤 사유인지 몰라도 인터넷이 다시 끊어졌습니다.
성당에 다닐 때는 고해성사를 거의 빠짐없이 봤습니다. 몇 년 전 저를 담당했던 전공의에 대한 마음이 커져버린 것, 잊을 만하면 혼자서 성욕을 해소하였던 것, 신앙이 의무감으로 변질돼 모든 활동을 접고 싶은 마음, 견진성사를 앞두고 죄를 씻어버리고 싶은 마음 등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고해성사를 몇 번이나 보고도 질책이나 꾸중 같은 건 전혀 들은 적 없습니다. 다만 저는 늘 벌을 받고 있고 받아야 하는 사람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을 뿐.
저는 여러 가지로 죄를 짓고 살았습니다. 저를 믿어주던 사람들에게 자주 찾아가 집착하다가 쫓겨나면서 고소당할 뻔한 적이 있고,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용서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저를 수십 년 동안 따돌리고 짓밟았던 사람들에게 용서할 것을 강요받았지만 정작 제가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용서받아본 적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예 제가 집착했던 사람들에게 지금이라도 고소하라는 문자를 보낸 적 있습니다.
그냥 여느 사람들처럼 사랑받고 존중받고 싶은 마음에 이 짓 저 짓 다 해봤지만 저는 그저 소란을 피우는 천박한 이기주의자에 불과하였습니다. 저를 존중해주는 사람은 그러니까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소리죠. 교회에서든 성당에서든. 오히려 제가 존중을 먼저 하면 당연한 듯 더 많이 요구하였습니다. 묵주를 만들어 축복까지 받아다가 집 앞에 갖다놓는 일, 독서, 대리조배, 각종 봉사들을 제게 맡겨둔 것마냥 통보하듯 요청했습니다(심지어 제 축일과 생일을 일절 안 챙겨줬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미사 가는 것조차 피곤하고 짜증이 났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성당에 다시는 가지 않았습니다. 종종 사람들이 “왜 미사 안 와? 미사 나와야지! 하느님이 널 얼마나 이뻐하시는데. 하느님한테 그러면 안 되는데!”라며 회유하거나 화를 냈습니다. 처음에는 전화를 안 받고 끊어버렸지만 나중에는 아낌없는 쌍욕과 거친 표현으로 되돌려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성당에 워낙 엄마 지인이 많고 동생 친구도 많다보니 조용히 다니려고 쥐 죽은 듯 지냈지만 이제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신앙생활이 더는 즐겁지 않습니다. 제가 다른 신자들과는 달리 베풀 줄 모르는 사람이고 이기적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근데 저는 무명의 학인이고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보니 직장이나 아르바이트를 못 하기 때문에 제 선에서 충분히 베풀 만큼 베풀었다고 생각합니다. 묵주도 재료 왕창 사다가 몇 백 개씩 만들어 바치고 선물도 챙겨주고 해 달라는 봉사 거절 없이 다 해줬습니다. 가족들이 제가 성당 가는 것마저 눈치를 줄 만큼. 근데 이게 뭡니까?
저는 오히려 성당에 안 다닐 때가 더 마음이 편하고 가볍습니다. 성당에 나가는 일은 더 이상 저의 일과에 없습니다. 저는 같은 종교인들에게 사랑받긴 글렀나 봅니다. 맨날 이기적이라고 욕하고 나잇값 못한다고 욕하고 봉사하기 부담스럽고 싫다고 하면 꼽을 주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들. 수십 년 왕따와 폭력경험으로 인해 안 그래도 불안하고 사람들을 싫어하는 저인데 이해해는커녕 더 심하게 짓밟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하느님 운운하며 미사 나오라는 사람들에게 가차 없이 쌍욕을 일삼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