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릭 기타 제조 기업인 펜더(Fender)는 2008년에 미국에서 145대의 기타를 판매했지만, 10년 만에 109만 대로 줄었고, 118년 역사의 경쟁사 깁슨도 2018년에 파산 직전까지 갔다고 한다. 사람들은 더 이상 기타를 사지 않았다. 정확히는 기타를 사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학창 시절 기타를 메고 다니는 친구들이 멋있어 보였고 몹시 부러웠지만, 지금 기타를 메고 다니는 친구를 보면 예술 쪽 학교에 진학을 했느냐고 생각할 만큼, 취미보다는 특별함으로 느껴진다.
2015년 CEO가 된 앤디 무니는 나이키와 디즈니에서 베테랑 마케터로 일했었다. 그는 왜 기타가 예전처럼 팔리지 않는지 조사하기 위해서 데이터를 분석했다. 사람들은 데이터를 분석해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기타는 그냥 한물간 아날로그 골동품이 되어가는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추억의 제품으로 여기고 박제를 준비하고 있었다. '비가 오네 어쩔 수업지'라고 쉽게 단정하고 포기하듯 말이다.
데이터 조사 결과는 놀라움을 넘어 충격이었다.
기타는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겼는데, 신규 고객의 절반이 넘는 수치가 여성 고객이었다.
제조업 당시에 대부분의 고객은 뮤지션이었지만, 현재 고객 중 전문 기타리스트는 10%에 불과했다.
기타 구매 후 3개월 만에 연주를 포기하고 더 이상 기타를 쳐다보지도 않는 고객이 90%에 달했다.
기타를 재구매하는 고객 패턴을 활용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기대했지만, 기타를 처음 사는 사람이 전체 구매 고객의 45%나 되었다. 한 번 기타를 사며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고 기타는 더 이상 치지 않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이야기이다.
"초보자들이 기타에 그렇게 많이 도전하고, 그렇게 빨리 포기하는지 몰랐다. 5년간 팔린 기타의 절반을 여성이 구매했다는 사실에 회사의 모든 사람이 충격에 빠졌다" p97
통계 분석을 하고, 온라인 학습 대세를 고려해 미디어 강의 기반의 온라인 플랫폼을 기획하고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삼았다. 고객의 속도에 맞춰 배울 수 있는 커리큘럼은 특별히 여성 고객에게 적중했고, 코드를 모두 외우고 난 뒤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코드 하나를 외우면 그 코드로 최신곡을 짧게 칠 수 있게 했고, 영상 길이도 2분 내외로 정했다.
그렇게 출시한 앱이 펜더 플레이 Fender Play - Learn Guitar 이다.
Fender Play - Learn Guitar
매달 9.99달러를 내면 기타 강의를 무제한 구독 할 수 있다. 오프라인 학원이 20 ~ 30만 원인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저렴하고 접근성이 높다. 무제한으로. 거기에 팬데믹으로 사람들은 집에 머물며 악기를 배울 여건이 더 만들어졌다.
2017년 앱 출시 때 5억 달러였던 매출이 2019년에는 6억 달러로 늘었다.
그리고 202년 3월과 4월에 공장을 닫았어야 했지만, 펜더 앱의 활약으로 2020년 매출은 2019년보다 17% 증가한 7억 달러다.
Despite having to close factories in March and April 2020, Fender finished the year on a high of $700 million. Nearly 17% more than what was achieved in 2019. This success can be partially attributed to the new Fender Play App, through which the company ran special promotions in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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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더는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서 기타를 배우는 플랫폼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약진했다.
<사진은 오래전 서울역에서 찍은 것이다>
그래도 플랫폼 Platform 이란 무엇일까? 원래 뜻은 기차역의 승강장을 뜻한다. 플랫폼은 자신이 원하는 기차를 기다렸다 탈 수 있는 곳이다. 이 의미가 비즈니스 산업으로 확대되어 수요자인 고객 (승객)과 공급자인 제품 (기차)를 연결해주는 환경을 가리키게 되었다.
예를 들면 음식점과 손님을 연결해주는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가 좋은 예이다. 산업의 인프라처럼 플랫폼은 수요자나 공급자를 위한 기반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고, 또한 공유된다. 배달을 위해 식당마다 주문 시스템을 구축하는 대신, 배민이나 요기요의 잘 갖추어진 주문 시스템을 이용한다.
배민이나 요기요처럼 다른 업체들을 담는 경우도 있지만, 카톡처럼 자사의 여러 서비스를 담는 경우도 있다.
쇼핑몰이나 백화점처럼 여러 소매상 retail을 담는 것과 같은 이 플랫폼은 무작정 만들면 될까? 팩데믹이 모든 것을 가속화시키니 그 파도를 타고 파고의 정점에 올라탈 수 있을까?
펜더처럼 정확한 시장 데이터 분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사람들은 가구거리처럼 가구 업체들이 모두 모여있을 것을 원할 수도 있지만, 인테리어 업체와 각종 가구점이 모두 총 집합되어있는 것을 원할지도 모른다. 답은 데이터를 분석해야 할 것이고, 기존에 없는 형태여서 분석할 데이터가 없다면 시뮬레이션을 해보거나 MVP (Minimum Viable Product)를 만들어 타깃 된 데이터를 수집해서 분석해봐야 할 것이다.
A minimum viable product (MVP) is a version of a product with just enough features to be usable by early customers who can then provide feedback for future product development.
Wikipedia - Minimum viable product
<세상을 바꾼 플랫폼 성공 비법>은 실리콘 밸리의 경영서처럼 많은 사례들을 다루고, 저자의 각 플랫폼에 대한 통찰력 (insight)를 즐겨 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