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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아름답다.
  • [전자책]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유현준
  • 9,000원 (450)
  • 2015-05-29
  • : 2,292
1979년부터 시작한 건축학계의 노벨상이라는 프리처크상 (Pritzker Architectural Prize)가 한국에는 없다. 일본은 6번 받았단다. 우리보다 소득 수준이 낮은 포르투갈도 받았단다. 세계적인 상이 거론될 때는 항상 예상된다. 한국엔 없다. 그런데 이웃 일본엔 몇 번 있고, 한국보다 소득 수준이 낮은 어떤 나라도 받았다.
우리는 뒤도 옆도 안 바라보고 참 잘 달려왔다. 그래서 이런 상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다. 상금을 위한 상이 아닌 어떤 수준을 - 여기서 프리처커상은 한 국가의 문화, 정치, 경제, 사회의 종합적인 수준을 의미할 것이다 - 나타내는 상에 우리는 굉장히 취약한 것이다.
결과를 중시하고 과정을 경시하는 스탠스가 이런 우리의 취약함을 만드는데 한 몫 했을 것이다. 이 결과의 중시와 과정의 경시는 경쟁뿐만 아니라 그 경쟁이 과열되면 비열함을 만들어내고, 중요한 것들을 애써 외면한다. 결과가 중요하니, 결과를 정량화하기 바쁘고, 그 정량화 속에 표현되기 힘든 것들은 배제되어 획일화가 만연되었다. 그리고 그 획일화는 사회적으로 이분법적 가치관을 형성한 것 같다. 집은 모두 아파트가 아니면 안 되고, 주택은 재개발의 대상이고, 학교는 운동장을 멀리하나 두고 담벼락에 에워싸여 단조롭게 교도소 같이 지어질 뿐이고, 거리는 휴먼 스케일을 예전에 잊은 채, 넓은 차로와 높은 건물뿐이다.
유현준 교수의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는 이렇게 우리도 모르게 마주하고 그 속에 살고 있는 다양성이 없고 획일적인 주택과 그 주택들로 이루어진 도시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을 증거하기 위해, 나무를 아껴 돔을 만드는 방법을 고안해서 일류 최초의 특허권을 가진 부르넬르시키가 건축한 피렌체 대성당부터 옆의 부지를 매입하지 못하니 부지 위의 공중권 - 미국에만 있는 법으로 지상에서 떨어진 2층부터 29층까지의 공간에 대한 권리 - 을 매입해서 본인의 부지 지상으로부터 그리고 그 옆 부지의 교회 위로 뻗어 올라간 뉴욕 시티콥 센터까지 역사를 따라가며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가득 담았다.  또한, 가로로 형성된 길은 스트리트라고하고 세로 길은 에비뉴라 명하는데, 뉴욕에서 가로가 250m고 세로가 60m라 상대적으로 더 짧은 에비뉴가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어서 패션가로 유명한 피프스 에비뉴, 대사관이 많은 파크 에비뉴가 유명해진 것과 같은 '근거'들도 이야기해준다. 그뿐만 아니라, 강수량에 따른 건축 양식, 동과 서의 다름에서 오는 건축 등 - 현재는 모두 획일화 되었겠지만 - 을 이야기해준다.
오디오 북을 들으며 25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고, 파리보다 4.5배 정도의 다리 구조물을 더 가진 한강을 강변북로를 달리며 여느 때와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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