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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본 후로 바퀴벌레 인간이 몇 번 꿈에 나왔다. 처음 봤을 때의 그 충격적인 비주얼이 생각 이상으로 강력했었나 보다. 1권에서 뒤를 짐작할 수 없는 스토리 전개, 누구 하나 사정 봐주지 않는 폭력과 죽음, 마치 이 한권으로 모든 것을 끝내버리겠다는 듯한 폭발력에 반해버렸었다.
반면 2권은 좀 지루했다. 1권에서 나온 인물들이 대부분 죽고 새로운 인물이 유입되는 시점이라 그랬겠지만 아무래도 전권에 비교하면 평화롭게 스토리를 깔았고 한템포 쉬어가자는 느낌도 들었다.(하긴 1권에서처럼 계속 미친 듯이 폭주해 달려가면 몇 권 안에 완결이 나버릴 테니까. 그만큼 1권의 완성도는 좋았다.) 그래도 3권을 위한 스토리를 충실하게 깔아서 3권이 기대가 됐다.
기대했던 3권은 나쁘지 않았다. 다시 화성으로 돌아간 인류와 20년 전보다 더욱 진화한 바퀴벌레의 싸움. 작가는 또 사정없이 인간들을 죽여 버린다. 그걸 대비해서인지 1권에서는 열명 남짓했던 승무원을 100명 넘게 화성으로 태우고 간 것을 보면...(얼마나 많이 죽일까) 이번의 화성탐사 이야기는 다음권 이후로도 꽤 길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