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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엄마

말하자면 그놈은 인간 세상을 묵묵히 떠났다고 할 수 있었다. 
그놈은 차가운 땅바닥에 모로 누웠다. 소는 한평생 살아오는 동안 서 있거나 네 무릎을 꿇고 얻드려 눕는 게 정상인데, 이렇듯 큰 대자로 벌렁 눕는 자세를 취하는 건 아마도 죽을 때뿐이리라. 그놈은 땅바닥에 평안히, 아주편안히 누웠다. 편안히 누운 몸뚱이가 살아 있을 때보다 훨씬 더커 보였다.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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