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
바계 2021/07/04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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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
- 정재환 외
- 12,420원 (10%↓
690) - 2021-06-17
: 63
처음에 이 책을 보곤 요 골때리는 제목은 뭔가 싶었다. 내가 아는 그 맥아더와 보살님이라는 단어가 너무 안 어울려서. 그리고 책 상단에 보이는 '아스트랄 가그 크로스오버 단편집'이라는 문장도 요상해보였다.
목차를 보던 중 그 유명한 <당신이 평창입니다>를 발견하곤 오호라, 이런 느낌인가 싶어 첫 장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 중 인상깊었던 단편만 간단하게 리뷰를 남겨보고자 한다.
×××××
<창고>
30대의 젊은 나이에 원통하게 탈모가 진행 중인 주인공을 약올리는 듯한 박 부장. 그 또한 탈모인이다. 주인공의 옆에 와선 꼭 발모약을 발라보라 권하는데 그 말투가 정말로 약을 올리는 듯 하다.
그런 박 부장에게 폭발해 주인공은 마음속 말을 마구 쏟아붓고, 박 부장은 그에 대한 해코지로 주인공에게 창고 정리를 명령한다.
그러던 중 창고에 대한 의문점을 가지게 된 주인공은 점점 미심쩍은 부분을 발견하게 되고, 결국 창고에 박 부장의 비밀스런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에 다다른다. 이른바 마약 같은.
박 부장과의 통화로 그를 더 확신하게 된 주인공은 박 부장의 만류에도 기어이 금고의 문을 열고! 그곳엔... 발모제가 있었다.
"발라볼래? 발라봐!"
박 부장의 메모와 함께.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적당히 소설적인 면이 있어 좋았다.
<무한마계지하던전>
찢어진 동생의 패딩을 수선하러 간 지하상가에서 마계의 문이 열려버렸다! 빛의 요정과 함께 마왕을 물리치려 하는 주인공(실업자).
하지만 너무나도 아름다운 마왕의 모습에 반한 주인공은 전의를 상실한다. 그리고 주인공이 자신의 뿔을 칭찬하자 마왕마저 그에 넘어가 주인공의 소원을 들어주겠다 한다.
주인공의 소원은,
다름 아닌 마계에서의 취업.
-->대체 인천이란 어떤 곳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단편. 가끔 트위터에서 인천을 마계라 표현하던데 ㅎㅎ 이번 단편집에서도 인천을 배경으로 한 단편이 두 편 있었다. 가볍게 읽기 좋은 단편이었다.
<살아있는 조상님들의 밤>
어느날 갑자기 돌아가신 조상님들이 살아났다. 듣기 싫은 잔소리는 덤. 그 조상들을 물리치기 위해 '조상 없애기 운동본부장'은 과학자들의 힘을 빌려 조상님들의 더 조상님들을 불러 이 상황을 해결하고자 한다.
처음에는 성공하는 듯 했으나 결국 기술의 실패로 그들은 공룡까지 불러오고 인류는 공평하게 멸망한다.
-->조상님들의 잔소리에 나까지 PTSD 올 뻔;; 마무리가 신박했다.
×××××
이번 단편집은 요즘의 유행인지 편집부의 취향인지 몇 개를 제외하곤 스타일이 비슷한 것 같다.
이 중 <당신은 평창입니다>야 워낙 인기였던 탓에 더 할 말이 없다. 이 단편집 중 가장 취향이었고 깔끔한 글이라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내가 먹은 것으로 바뀌는 <you are what you eat> 같은 단편도 인상깊게 봤다.
오히려 표제작인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는 내 기준에선 좀 정신없는 글이었다. 웃음을 강요하는 둣한 과한 설정이 조금 부담스러웠다. (개인의 취향입니다~)
여튼 오랜만에 새로운 글을 읽어 즐거운 경험이었다. 황금가지와 브릿g의 새로운 시도 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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