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나의 작은 책상 위에는 늘 그렇듯 한 달의 숫자가 빼곡히 보이는 탁상 달력이 있다.
기억해야 할 대소사와 잊어서는 안 될 작은 일들을 탁상 달력에 의지해 적어 놓는다.
달력이 11월을 넘겨 12월이 될 때, 새해의 달력은 무엇을 구매해야 할까, 잠시 고민도 해보지만
결국 돌아돌아 그림만 다른 똑같은 숫자들이 내 책상 위를 차지한다.
그러다 문득,
일력을 구매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검색해 보니 꽤 많은 종류의 일력들이 있었는데,
나는 내 마음에 새길만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일력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에 한 문장,
그것을 새길 수 있는 여유 정도는
빡빡한 내 마음을 비집어 작은 틈으로 끼워 넣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의미에서 알게 된 이 [산초 티처의 라틴어 공부 격언 일력 365]는
나의 목적에 꼭 들어맞는 일력이라고 할 수 있었다.
산초 티처의 이력을 보니 외대 부고 라틴어 선생님이라고 하셨다.
출간된 책들도 꽤 많아서 무척 신뢰가 갔다.
그리고 책을 소개하는 저자의 마음이 꽤 많이 와닿았다.
"30여 년 전, 지적 허영심으로 라틴어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저자의 지적 허영심이 30년 후 나에게 깊은 문장으로 돌아오게 되니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달력을 살살 넘겨 보다가 마음에 드는 부분 사진을 찍어보았다.
맨 윗부분은 날짜와 기념일, 아래에는 문장들.(해석된 문장, 라틴어, 발을 순이다.)
그리고 저자가 주는 조언도 좋았다.
맨 아래에는 출처 해석이 있어 문장의 이해를 더 해준다.
긴 문장도 좋아하지만,
나는 짧고 간결하면서도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선호한다.
마음속에 새기며 살다가
언젠가 삶이 끝나고 내 마음이 우주를 유영할 때,
그때까지도 이 문장은 내 마음속에 살아 함께 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모든 일에 다 이유가 있는 것처럼,
새해를 맞아 이 달력을 만난 것도 이유가 있으리라.
이 일력은 나의 내면을 조금 더 윤택하게 해줄 일력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