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기 전,
제목이 무척 비장한 느낌이 들었다.
삶을 살아가며 누구나 한 번씩은(혹은 수 없이?) 생각하는 말이 아닐까 싶었다.
펜 드로잉 에세이라는 아주 간략한 정보만을 가진 채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읽으며 심각하고 심란한 이야기가 아니어서 너무나 좋았다.
내가 내 상황에 감정을 이입해서 그렇게 느낀 것일지도 모르겠다.
저자 오건호 작가님은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그러하듯 쳇바퀴 도는 일상을 살아가던 중
이렇게 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엄습했던 것 같다.
포르투갈이 예술의 도시라는 친구의 말에
덜컥 포르투갈행 비행기표를 구매했다고 한다.
인생은 뭔가 덜컥~ 하고 전환점이 시작될 때가 있다.
그것이 긍정적인 것이어서, 저자가 하고 싶은 일이어서
읽으면서도 참 좋았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저자의 용기가 나에게도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저자는 잔잔하게 자기 마음을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있었는데,
또 한 가지 능력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드로잉.
책 속에는 포르투갈의 어느 곳곳과 저자의 이야기가 펜 그림으로 남겨졌다.
사진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저자의 그림은
그곳의 풍경을 얼만큼 오래 보고 관찰해서 그렸을지,
이 그림을 그리며 어떤 생각을 했을지,
저자의 시각으로 그림을 한참 바라보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찰나의 순간을 찍는 사진과는 참으로 다른 여행기였다.
모처럼 사람 냄새나는 따스한 여행기를 읽었다.
나도 인생의 면면에서 용기를 내 보아야겠다.
각자 처한 환경은 다르지만 그 안에서 용기를 내는 작은 점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천상 작가의 길을 걸어야 할 것만 같은
(그것이 글이든 그림이든.)
오건호 작가님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