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불가사의한 힘, 그 미스터리한 세계를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냈네요.
그건 바로 몽환의 세계, 단순히 꿈이라고 표현하기엔 더 놀라운 의식 너머의 세상을 만났네요.
치넨 미키토 작가의 장편소설 《몽환의 아이》는 꿈과 현실을 오가는 메디컬 미스터리 스릴러 판타지 소설이네요.
주인공 시키나 아이는 일본 최고의 신경정신연구소 부속 병원에서 근무하는 신경내과 의사이며 특발성 기면 증후군, 통칭 이레스 병을 앓고 있는 세 명의 환자를 담당하고 있네요. 이상한 건 이레스 병은 일본에서 오랫동안 발병한 사례가 없는 희귀 질환인 데다가 네 명이 동시에 같은 날 발병하여 같은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는 거예요. 이레스 병의 진단 기준은 일반적인 수면 상태에서 혼수로 들어가 그 상태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며, 혼수 상태가 될 만한 다른 신경 질환이나 내분비 질환, 외상이 전혀 없다는 것, 또한 뇌파 검사로 렘수면 상태, 즉 혼수 상태에서 계속 꿈을 꾸고 있다는 거예요. 스키나 아이는 십 년쯤 전에 도쿄의 의대에 합격해 집을 떠나면서 망가지기 시작했고, 낯선 환경에서 온 스트레스가 계기가 되어 PTSD가 단숨에 악화되었네요. PTSD에 의한 공황 장애 진단을 받았고 그녀를 담당한 의사가 휴학을 권했는데, 그때 정신과 부교수로 재직한 하카마다 선생 덕분에 사 년 뒤 이 병원에서 신경내과 의사로 일하게 된 거예요. 하카마다 선생은 현재 병원의 원장님이라서 아이에겐 큰 의지가 되는 분이네요.
이레스 환자들을 깨우기 위한 방법을 찾던 아이는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다가 할머니가 젊은 시절 유타, 즉 오키나와의 무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할머니에게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요.
"마부이가 떨어졌네."
"어? 뭐?"
"그러니까 네가 본 환자 말이야. 갑자기 깨질 않지?"
"······어떻게 그걸?"
"네 일은 뭐든 알지."
"마부이란 말이야, 본토 말로는 '혼' 같은 거지."
"혼······?"
"마부이는 말이야, 아주 사소한 일에도 떨어진단다.
많이 놀라거나 슬픈 일이 있을 때 말이야.
그럴 때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게 되지?"
"할머니, 내가 맡은 환자들은 말이야, 한 달 이상이나 계속 잠만 자.
금방 고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그건 말이지, 누군가에게 마부이를 빨렸기 때문이야."
(···)
"빨려? 뭐에?"
"사다칸마리 사람에게."
"사다칸마리······?!"
"그런 힘을 가진 사람이 있단다."
"그럼, 그 혼······, 마부이라는 게 빨린 사람은 어떻게 하면 깰 수 있어?"
무슨 이런 바보 같은 질문을 하고 있나? 의사인 내가 이런 미신을 진지하게 듣고 있다니······.
이성은 그렇게 생각하는데 왠지 할머니의 말에 매료되었다.
"마부이구미를 해야지."
(46-48p)
할머니가 들려준 마부이의 존재가 신기하면서도 뭔가 익숙한 느낌이 있네요. 아이는 본격적으로 환자의 꿈속, 몽환의 세계로 들어가 환자의 쿠루루를 찾아 구출하는 작전을 펼치는데, 그 과정이 흥미진진하네요. 꿈과 현실을 오가며 펼쳐지는 이야기에 푹 빠져들고 말았네요. 그러다가 잠시 잊고 있던 연쇄살인 사건이 떠올랐네요. 우와, 절묘한 순간에 끝내버리는 신공을 발휘하다니! 상권의 마지막 장에서 '헉!' 하는 결정적인 단서를 던져준 뒤 담담하게 '하권에서 계속'이라고 알려주네요. 연이어 펼쳐볼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그다음은 휘리릭,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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