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한 명의 지도자가 역사의 흐름을 바꾸고 있네요.
품격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어서 매번 놀랄 수밖에 없는 공개 발언들, 그리고 몇 시간만에 본인의 말을 뒤집는 상황들이 반복되면서 세계 질서를 지탱해온 정치적 규범과 신뢰를 무참히 깨뜨리고 있으니, 미국 역사상 가장 위협적인 지도자가 아닌가 싶네요. 오히려 그때문에 더욱 미국 역사를 주목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한 권으로 읽는 미국의 거의 모든 역사》는 역사학자 제임스 웨스트 데이비드슨의 미국 역사 교양서네요.
이 책은 영국의 작은 식민지였던 미국이 250년 만에 세계 패권국이 되기까지의 전체 여정, 500년 미국사의 여정을 압축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어요. 가장 큰 특징은 승자 중심의 서사가 아니라 원주민들의 아픔과 다양한 갈등 요소까지 균형 있게 다루고 있다는 거예요. 저자는 다른 방법으로 역사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과거의 세세한 일들을 찾아내서 꿰뚫어 보는 일이 역사학자로서의 일이라고 이야기하네요. 역사를 쓰는 일과 삶을 통해 역사를 만드는 일이 각각 다른 세계에 속한 것 같지만 이 두 세계는 굉장히 밀접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거예요. 과거는 우리 모두를 지금의 모습으로 빚어놓았고, 우리에게 더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네요. 저자는 미국의 역사, 그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엄청나게 다양한 사람들이 어떻게 자유와 평등이라는 깃발 아래 하나가 될 수 있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이제는 우리가 각자 자신의 삶으로, 기록으로 역사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이것은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시대를 살고 있는 모두에게 적용되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어요. 왜냐하면 모든 사람이 역사의 일부이기 때문이에요. 역사를 많이 알고 깊이 이해할수록 우리의 삶도 달라지네요. 단순한 연표 암기 대신에 모순과 갈등을 품고 있는 미국의 본질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역사책이네요.
"역사학자들은 아메리카를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의 구세계와 대비해 오랫동안 신세계라고 불러왔다. 나는 그런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수천 년 동안 그곳에서 살아온 원주민들에게는 아메리카가 전혀 신세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인과 아메리카인이 처음 접촉하고 200년이 흐른 뒤,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의 많은 부분은 1492년 이전과는 엄청나게 달라지고 새로워졌다. 아메리카는 정복 전쟁, 천연두 병균, 그리고 민들레, 멜론, 양파, 오렌지 씨앗들 때문에 완전히 바뀌면서 신세계가 되었다."
(60-61p)
"링컨이 옳았다. 무엇인가를 말하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제퍼슨은 노예제와 관련해 평생 마음에 거리꼈으나, 그렇다고 그가 소유한 노예들을 실제로 해방할 정도로 거리끼지는 않았다. 나중에 보게 되겠지만 제퍼슨은 자유와 관련된 주장이나 노예제가 점차 사라지리라는 희망조차 내려놓기 시작했다. 이렇게 상당히 결점이 많음에도, 제퍼슨은 평등이라는 개념을 독립선언서의 핵심으로 삼았다. 그렇게 함으로써 반란을 혁명으로 발전시켰고, 그 혁명 정신은 오늘날까지 변화를 거듭해왔다."
(141-142p)
"월드 와이드 웹 World Wide Web 은 미국을 세계 여러 나라와 더욱 긴밀하게 연결하는 많은 수단 중 하나일 뿐이다. 어떤 의미에서 미국 역사 전체가 게속 연결망을 넓혀 온 역사라고 볼 수도 있다. 동과 서로 나뉘어 있던 세계를 콜럼버스가 처음으로 이어놓았다. 그 후 수세기에 걸쳐 양쪽이 점점 더 가까워졌다. 최근 역사 중 시끌벅적한 시사 문제에서 더 중요한 부분들을 골라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몇 걸음 뒤로 물러나 아주 다른 세 사람이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어떨까? 좋든 나쁘든, 각 사람의 여정은 미국이 얼마나 나머지 세계와 긴밀하고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450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