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K-컬쳐를 넘어 K-방산의 역량을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됐네요.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 수주에는 실패했지만 한국산 잠수함의 뛰어난 기술력을 확인하는 계기였네요. 잠수함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에겐 낯선 영역이라서 막연한 호기심이 전부인데, 잠수함을 소재로 한 영화들을 통해 역사적 기원이 된 초기 잠수함부터 현대 핵잠수함까지 잠수함의 세계를 소개하는 책이 나왔네요. 잠수함, 군사 무기 등 밀리터리 덕후뿐 아니라 잠수함 영화 속 연출에 관심이 많은 영화 마니아, 그밖에 잠수함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모두를 위한 안내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잠항》은 '부자父子 잠수함 함장이 추적한 영화 속 심해의 진실'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데, 실제로 두 저자의 이력이 놀랍네요.
대한민국 잠수함 전력의 초창기를 이끈 아버지 서강흠 전직 함장과 현재 장보고급 정운함을 지휘하는 아들 서정훈 현직 함장이 공동 집필한 책으로 대한민국 해군 최초의 '부자 잠수함 함장'의 기록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네요. 무엇보다도 딱딱한 군사 무기 이야기가 아니라 유명한 잠수함 영화 16편을 중심으로 영화 줄거리와 실제 잠수함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서 흥미진진하네요.
1996년 영화 「잠망경을 올려라」 의 원제목은 「Down Periscope 잠망경을 내려라」 라고 하네요. 왜 제목이 바뀌었을까요. '잠망경을 내려라'라고 하면 잠항하거나 숨는 느낌을 들잖아요. 반면에 '잠망경을 올려라'라고 하면 공격을 준비하거나 시야를 확보하려는 역동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에 영화사에서 한국 관객들에게 영화의 장르적 재미를 더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전략이었던 거죠. 사실 한국식으로 바꾼 제목 덕택에 더 흥행한 작품들이 있더라고요. 잠망경은 잠수함이 수상 항해 또는 스노클/ 잠망경 항해를 할 때 적을 탐지하거나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을 하는데 초기에는 선체에 고정되어서 후방 관측을 못하다가 이후 보완되어 전후좌우를 관측할 수 있는 회전식으로 바뀌었다고 하네요. 잠수함 함장이 제일 하고 싶지 않은 일 중의 하나는 안전심도에서 잠망경심도로 올라오는 일이라는데, 이유는 그 수심엔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는 공포의 수심이기 때문이래요. 잠장경심로 올라온다는 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의미라서 수면에 아무것도 없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 한 부상하면 안 되는 거죠. 전현직 잠수함 함장이 들려주는 생생한 잠수함 현장과 전문 지식을 접할 수 있어서 신기했고, 대한민국 해양 국방력에 대해 조금이나마 확인할 수 있어서 든든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