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도발인가, 싶었네요.
예방이면 모를까, 예찬이라니!
궁금했네요. 다들 피하고 싶은 그것을 뒤집는 생각은 무엇인지.
《위험 예찬》은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정신분석가인 안 뒤푸르망텔의 인문에세이예요.
첫 장부터 '보란 듯이', 위대한 철학자의 명언이 적혀 있네요. 플라톤은 "위험은 아름답다."라고 했고, 키르케고르는 "결정하는 순간은 광기다."라고 했네요. 아직까지 아름답다고 느낀 적은 없고 광기는 뭔지 알 것 같아요. 그리고 안 뒤푸르망텔은, "생의 위험을 무릅쓰기. 생은 우리 산 자들이 감수하는 막대한 위험이다." (9p)라는 말에는 수긍했네요. 고통과 위험이 없는 삶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이미 알고 있으니 말이에요. 그래서 저자는 온갖 위험들을 조목조목 설명하면서 불확실성과 위험은 우리의 삶에서 떼어낼 수 없는 일부라는 점을 확인시켜주네요. 예측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미리 걱정하고 두려워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는데 우리는 허깨비 같은 두려움과 엉뚱한 전쟁을 하고 있다는 거예요.
"우리는 안다, 우리 안에서 위험을 무릅쓰는 것은 바로 죽음이라는 것을.
죽음을 상상적으로 사정거리에 둔다고 해서 우리가 더 생생하거나 더 정겹게 산다는 보장은 없다.
위험이 이 '죽지 않음'이라는 사건이라면 그건 어차피 선택 너머에 있다.
미지, 어둠, 비지식의 영역에서의 물리적 개입, 딱 잘라 해결될 수 없는 것을 상대로 하는 내기.
이때 위험의 감수는 바라지 않던 것이 출현할 여지를 연다."
(23p)
우리는 위험을 통해 우리 자신을 넘어서고, 모든 고통과 재난, 애도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지녔지만 불행의 몫은 늘 남아 있네요. 좋든 나쁜든 살아남았고, 우리 생은 개인 안에서 위험을 무릅쓰며 살아내는 것임을 인정할 때 진정한 용기를 발휘할 수 있네요.
"나더러 나의 불행으로 돌아가라는 건가요···."
"그래요, 어쩌면 나는 당신을 불행의 장소로 돌려보내는 거죠.
당신이 나보다 더 잘 알 거예요. 당신이 결코 멀리 떠나지 못할 거라고, 자유로워질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치명적 안식처로 돌려보내는 거랄까요.당신을 거스르면서 내가 옳을 수는 없을 거예요."
"··· 나를 선생님 곁에 두어 주세요."
"나는 당신의 공포를 대신하지 않을 거예요. 두려움에 맞서 당신을 붙잡지도 않을 거예요. 나는 그저 당신 말을 듣고 당신과 함께 기다릴 수만 있죠."
(107p)
저자는 실제 정신분석 상담에서 만난 내담자들의 생생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삶의 본질인 불확실성을 수용하고 스스로 용기를 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요. 누구도 대신 해 줄 수 없는, 오직 자신만의 삶이기에 어떻게 위험을 환대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쉽지 않지만 해내야만 온전한 자유와 삶의 기쁨을 누릴 수 있으니까요. 설득될 수밖에 없는 위험 예찬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