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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즐의 서재
  • 천하장사 육지환
  • 박영광
  • 15,300원 (10%850)
  • 2026-05-16
  • : 1,835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주먹이 운다,

아아, 주먹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건 알지만 불끈 쥔 주먹을 펼 수가 없네요.

세상에는 너무도 끔찍한 것들이 많아서, 그들을 인간으로 표현하고 싶지 않기에, 그것들이 선량한 사람들에게 저지른 짓들을 보면 참을 수가 없네요. 꾹꾹 눌러담은 감정들이 켜켜이 쌓여서 가슴이 답답할 때도 있어요. 그러다가 압도적인 괴력으로 악랄한 범죄자들을 맨손으로 제압하는 주인공을 만나면 속이 후련해지는 거예요.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의 주먹으로, 대신 울분을 쏟아내는 거죠.

박영광 작가의 장편소설 《천하장사 육지환》은 진짜 형사가 쓴 생생한 형사 소설이네요.

주인공 육지환은 불우한 환경 속에서 꿋꿋하게 버텨낸 인물이네요. 타고난 괴력으로 모래판을 제압했던 천하장사 출신 씨름꾼에서 형사가 된 것은 오직 복수를 위해서예요. 정의감에 불타는 형사가 아니라 개인적 복수심에 이글대는 형사라는 점이 의아할 수 있는데, 그의 사연을 알고 나면 반박하기가 어렵네요. 형사, 판사, 검사, 변호사, 의사 등등 직업적 특성상 냉철한 이성도 중요하지만 뜨거운 가슴 없이는 진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육지환의 주먹은 나쁜 놈들 앞에서 조금의 망설임 없이 나아간다는 점에서 통쾌했지만 한편으로는 여기에 나오는 범죄 사건들이 낯설지 않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사건들이라는 점에서 다소 충격이 있었네요. 언론에서 워낙 떠들썩하게 보도했던 범죄 사건들이라서 이미 알고 있는데도 육지환 형사를 중심으로 주변 이웃들에게 벌어진 이야기로 풀어내니 그 생생한 묘사가 감정을 들끓게 한 것 같아요. 인간이길 포기한 극악무도한 것들의 추악한 면들을 목격하면서 육지환에게 완전히 감정이입이 되어 그가 내뻗는 분노의 주먹이, 점점 통쾌함보다는 고통과 슬픔으로 다가왔네요. 사회적 약자가 범죄나 학대 피해를 입을 경우, 공권력은 얼마나 그들을 보호하고 지켜주는지, 우리는 이미 많이 봐 왔기에 기대감이 크지 않은 거예요. 하지만 낙담하고 포기해버리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거예요. 올곧고 우직하게 밀고나가는 뚝심과 피해자와 가족의 고통을 공감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육지환을 보면서 그의 존재 자체가 강력한 위로가 되었네요. 앞으로도 그의 활약을 볼 수 있는 2편이 나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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