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제 내 이야기를 찾으러 가야죠."
(94p)
소설을 읽는 이유는 새로운 세계를 만나기 위해서예요. 정말 놀라운 이야기에 깜짝 놀랄 때도 있지만 아무리 새로운 이야기도 늘 그 안에는 익숙한 감정들을 발견하게 되고, 마지막엔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것 같아요. 좋은 이야기일수록 내면을 자극하는 것드이 많더라고요.
《재규어의 꿈》은 미겔 본푸아 작가의 장편소설이네요.
저자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어머니와 프랑스계 칠레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해요. 이 작품은 실제 모계 가족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인 자전적 소설이며, 남미 문화와 자신의 잃어버린 뿌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주고 있어요.
소설은 태어난 지 사흘째 되던 날에 어느 거리 성당 계단에 버려진 아이, 안토니오 보르하스 로메로의 이야기로 시작되네요. 3대를 걸쳐 안토니오의 이야기에서 안토니오의 딸인 아나 마리아, 그 다음은 안나 마리아의 딸 베네수엘라, 그리고 마지막은 베네수엘라의 아들인 크리스토발로 이어지고 있어요. 가본 적 없는 머나먼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살고 있는 한 가문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통해 20세기 초 베네수엘라의 격동기를 엿보게 되네요. 온 국민이 독재 정부에 맞서 싸우는 그 시각에 아나 마리아는 출산이 임박했고, 분만실 밖에서는 폭발음과 기쁨의 함성들이 쏟아졌네요.
"비바 베네수엘라!" 그때 아기가 태어났고, 아이의 이름은 베네수엘라가 되었네요. 3대에 걸친 가족사를 통해 시대의 변화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시간의 흐름 속에서 서서히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깊은 상실감과 아름다움을 일깨워주고 있네요. 마지막 문장은 우리가 처음 읽었던 그 부분을 묘사하고 있어요. 베네수엘라의 아들을 통해 자신의 가문이 살아온 세월들을 기록하는 모습은 역사의 기록이 왜 중요한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네요. 우리의 삶이 곧 이야기가 되고, 역사가 된다는 것.... 신비로운 재규어의 꿈을 통해 베네수엘라의 근현대사를 경험했네요.
"크리스토발은 펜을 들고 쓰기 시작했다. 그는 태어난 지 사흘 된 안토니오 보르하스 로메로가 지금은 바로 그 이름을 따서 불리는 거리의 성당 계단에 버려졌던 그날 아침까지 거슬러올라갔다." (376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