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밤마다 아이들의 방으로 숨어 들어가 깜짝 놀래키는 괴물들 이야기가 있어요.
애니메이션 영화로 봤는데, 괴물들이 몰래 아이들을 찾아가는 이유는 비명을 채취해 전력을 공급하기 때문이에요.
재미있는 부분은 무시무시한 괴물들이 인간 아이에게 치명적인 독이 있다고 믿어서 접촉을 피해 달아나는 장면이네요. 괴물들 세계로 잘못 들어온 꼬마 인간 때문에 벌어진 소동인데, 용감한 친구 하나가 인간 아이가 해롭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서로 친구가 되는 이야기네요.
독일의 심리학자이자 명상 코치인 페터 베르의 《자신의 불안과 싸우지 말것》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문득 괴물들 이야기가 떠올랐네요.
이제껏 쫓아내려고 안간힘을 썼는데, 정작 불안의 정체가 무엇인지 제대로 몰랐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네요. 이 책은 불안의 진짜 뿌리를 찾아 그것을 잘라내고 한 걸음 한 걸음 진정한 삶을 살아가도록 돕고 있어요. 아마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까지 포함한다면 거의 모든 사람이 의식하지는 못해도 불안을 끌어안고 살고 있어요. 저자는 불교 심리학을 토대로 삼아 불안이 우리 삶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주고 있어요.
놀랍게도 불안은 거의 모든 행동을 결정하는 동기라서 우리 일상과 삶의 방식 대부분을 결정하고 있어요. 우리 대부분은 의식하지 못하는 불안을 기준으로 평생을 사는데 압도당하지 않을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거예요.
저자는 오랜 세월 아무에게도 자신의 불안을 털어놓지 못하다가 수많은 불면의 밤을 보내고, 병원을 자주 들락거리며 고통을 겪다가 아내에게 이야기했다고 해요. 불안이나 공황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건 그저 창피해서가 아니라 마음을 먹고 털어놓아도 상대가 이해를 못하거나 별 소용 없는 조언만 던지기 때문이네요. 자신의 고통을 몰라주는 것보다 알려줘도 이해받지 못하는 상황이 더 끔찍하니까요. 저자는 개인적인 경험과 심리학 공부, 오랜 명상과 불교 교리 등을 통해 불안의 의미와 불안에서 벗어날 방법을 익혔기에, 이 책에서 불안을 끌어안는 법을 알려주고 있네요.
"당신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인생은 팀 스포츠입니다, 라고 말이다. 모든 것을 혼자 찾아내고 해결하고 싸워야 할 필요는 없다.
물론 시작은 당신의 책임이다. 당신이 그 길을 걸어가야 한다. 하지만 꼭 혼자일 이유는 없다. 남들과 손을 잡고, 마음의 문을 활짝 열라고 말해주고 싶다. ··· 물론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마음 깊이 숨긴 상처는 보통 어린 시절의 독이 되는 관계에서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더욱 그 상처의 치유가 중요하며, 그 치유는 주변 사람들을 다시 신뢰하자고 마음먹을 때 가능하다. 우리는 모두 큰 도움을 받으며 산다. 다만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할 때가 많다. ··· 저 바깥에 당신의 손을 잡아줄 수백만의 아름다운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 사실을 몸으로 느낄 수 있게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찾아보자." (45-46p)
우리가 할 일은 가면을 벗고 자기 안에 숨어 있는 불안의 정체를 밝혀내는 거예요. 반대로 불안을 신경쓰지 않고 내버려두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아마 별일이 생기지 않을 수도 있지만 따분할 수도 있는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진심으로 갈망하는 일에 도전하지 못할 거예요. 불안에 적극 대처하지 않으면 점점 삶의 반경은 줄어들 거예요. 불안에서 나오는 길은 일단 불안으로 들어가는 길이며, 먼저 용기가 필요하지만 발을 들여놓는 순간 해방감과 함께 놀라운 삶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 이것이 저자가 그토록 알려주고 싶어하는 불안의 정체이고, 우리가 불안을 알아차리는 순간 대처할 방법을 알면 얼마든지 해소할 수 있네요. 불안은 제거해야 할 적이 아니라 돌보고 길들여야 할 마음의 일부분이네요. 그래서 저자는 마음챙김의 수행법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네요. 우리 삶 속에 불쑥 튀어나오는 불청객인 줄 알았는데 삶이 보낸 초대장이었네요.
"무엇도 거부하지 않고 모든 것에게 자리를 허용하는 마음은 불안에서 자유롭다. 어떤 형태를 띠건, 불안은 긴장을 풀고 불안 속으로 들어가서 내려놓고 마음을 열라는 초대장이다. 그 초대에 응하면 우리 마음이 더욱 넓어지고 자유로워질 것이다. 불안은 삶이 보낸 초대장이다. 경계를 허물고, 마음을 열어 이미 늘 당신이었던 그 존재가 되라는 삶의 권유다." (324-325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