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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즐의 서재
  • 발끝으로 인생의 중심을 잡는 법
  • 전수진
  • 15,750원 (10%870)
  • 2026-05-29
  • : 80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살면서 단 한 번도, 상상으로도 배워 볼 생각을 못했던 것이 있네요.

그건 바로 발레인데요. 전수진 기자는 어깨 통증 때문에 우연히 취미로 시작한 발레를 통해 몸과 마음의 균형 감각을 되찾았다고 하네요.

발레라고 하면 전문 무용가, 발레리나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고정관념이 컸는데, 저자가 발레 클래스에서 기초부터 익혀가는 과정을 보면서 진짜 왕초보도 마음만 있으면 도전할 수 있구나라는 걸 알게 되었네요.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있잖아요. 예전엔 반대로 생각했는데 최근 뇌과학 연구를 보니 신체 건강이 정신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입증했더라고요. 발레뿐만이 아니라 몸의 코어 근육을 강화하고 체형이나 자세 교정, 유연성을 키울 수 있는 전신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줄이고 긍정적인 마음을 만들 수 있네요. 혹시나 '이 나이에 시작해도 될까?'라는 생각에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발레'라는 신선한 자극을 선사하는 책이 나왔네요.

《발끝으로 인생의 중심을 잡는 법》은 몸도 마음도 굳은 나이에 발레를 배우겠다고 낑낑대는 취미 발레인으로서 저자가 깨달은 것들에 대해 들려주는 책이네요. 수많은 인물들을 취재하고 인터뷰해왔던 저자가 프로 무용수들을 보며 철학자 같다는 인상을 받을 때가 있었는데, 직접 발레를 배워보니 역시나 발레가 삶과 닮은 것들이 많더라는 거예요. 현재 저자는 서울 연희동에 작지만 발레로 가득한 '중심의 집'을 짓고 살며 발레와 함께 삶의 큰 기둥이 되어주는 글쓰기 작업을 하고 있으며, 발레와 외국어, 연희동을 테마로 블로그는 매일, 브런치스토리는 매주 연재 중이라고 하네요.

"쁠리에는 결국, 바닥을 눌러 에너지를 만드는 일이다. 이 동작을 전 세계 모든 발레 클래스에서 제일 먼저 하는 건 그만큼 쁠리에가 기본 중 기본이라는 의미다. 즉, 중력을 거스르기 위해선 바닥, 중력을 딛고 이용하는 게 중요하다. 모든 발레 선생님들이 매번 입이 마르고 닳도록 얘기한다. 바닥을 누르라고, 바닥에서 힘을 받으라고, 차분하게 바닥을 느끼라고. 결국은 중력을 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쁠리에를 깊게 누르라는 의미다. 그러나 나는 중력을 거스르겠다는 마음에 급급한 나머지 충분히 낮아지지 않았다. 충분히 바닥을 쳤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그저 내 생각에 불과했다. 발레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서 보면 나의 쁠리에는 내가 했다고 생각하는 것의 절반도 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37p)

인생의 바닥에서 우연히 만난 발레 클래스를 통해 뻣뻣한 몸을 스트레칭하며 힘들지만 즐거워서 계속할 수 있었고, 마음의 근육을 키우면서 내 중심을 내가 잃지 않도록 스스로를 살피는 시간이었다는 저자의 경험이 신기하고 놀라웠네요.

"발레를 진심으로 하는 친구들이 공통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힘들었던 하루의 마지막, 쁠리에를 누르며 문득 눈물이 나면서 '살아 있다'는 자각이 든다는 거다. 발레 클래스가 몸을 넘어 마음까지 돌보는 일상의 리추얼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이런 절대적 아름다움을 알게 되고 느끼고 배우게 되어 감사하다. 당신에게도 (발레면 좋겠지만 아니더라도) 나름의 아름다운 숨구멍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 참, 그말은 틀렸다. '월급엔 모욕을 견디는 대가도 들어 있다'는 말. 그 누구도 다른 누구를 모욕할 자격은 없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동안 회사 생활을 한 결론이다." (114-115p)

이 책은 발레의 문턱이 높다고 여겼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관심과 흥미를 갖게 해주네요. 부록에 '10문 10답으로 알아보는 발레의 세계'와 '발레가 처음인 사람들을 위한 발레 용어 + 번외편'이 있어서 알쏭달쏭 궁금했던 용어들을 싹 정리해주네요. 발레는 단순한 취미나 습관을 넘어 일상에 특별한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일상의 리추얼이라는 걸, 저 역시 새롭게 발견하는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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