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안 작성한 리뷰입니다. ]
센류가 뭔지,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됐네요.
《일본 센류 걸작선》은 나름의 역사가 담긴 책이네요.
저자가 누구인가를 보면, '공익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라고 되어 있네요. 원래는 협회 설립 20주년 기념으로 '실버 센류'라는 센류 공모전을 개최했다가 예상을 뛰어넘는 호응과 인기 덕분에 매년 경로의 날이 있는 9월 행사가 되었고, 2012년부터 그해의 입선작 20수를 포함해 88수를 실은 책을 출간하기 시작했대요. 이번 책은 '실버 센류' 20주년을 맞아 2001년부터 2020년까지 입선작 가운데 100수를 엄선한 베스트 걸작선이라고 하네요. 노년의 일상, 고충, 신체적 변화에 대해 유머와 해학으로 풀어낸 작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끄네요. 자칫 심각하고 우울할 뻔 했던 분위기를 단박에 뒤집어버렸네요. 초고령 사회를 우리보다 먼저 경험한 일본에서 '늙음'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누구나 쉽게 지을 수 있는 센류를 통해 모든 세대가 웃으면서 유쾌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네요. 사실 '늙음'에 대한 두려움이 다들 있잖아요.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추하거나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데, 실버 센류를 읽으며 피식 웃다가 어느새 공감하게 되네요. 인생을 담아내기엔 한 권의 책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단 세 줄의 시를 통해 시니어 세대가 겪는 일상의 경험과 감정을 압축하여 표현해냈다는 점이 놀라웠네요. 그야말로 짧지만 강렬한, 노년의 고농축 인생 걸작시 모음집이네요.
센류가 무엇인가를 구구절절 문학 수업처럼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그냥 직접 읽어 보는 것이 가장 빠르네요.
"허리 굽었네 / 일평생 곧디곧게 / 살아왔건만" (35p)
"오, 놀라워라 / '반했다'와 '노망났다' / 같은 한자네" (39p)
"「아~ 해봐」 / 옛날엔 러브러브 / 지금은 노인 돌봄" (68p)
"귀가 어두워 / 보이스 피싱범도 / 두 손 들었다." (91p)
일본 문학의 한 장르인 센류는 에도시대에 생겨난 5.7.5조(총17음) 형식의 일본시라는 것은 나중에 찾아봤네요. 하이쿠는 들어봤지만 센류는 처음이라 용어는 낯설지만 동일한 형식을 갖춘 정형시인데, 가장 큰 차이가 센류는 시대를 풍자하는 시이고, 하이쿠는 자연을 노래하는 시라고 하네요. 어쩐지 웃음이라는 막강한 힘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무장해제시켜 버렸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