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세계 뉴스를 보면서 깜짝 놀랐어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어린 학생들이 공부하던 초등학교에 미사일이 떨어지고, 이스라엘의 표적 공습으로 이란의 최고 지도자를 비롯한 핵심 인사들이 사망하더니, 마지노선이라고 여겼던 이란의 에너지시설을 공격하면서 보복에 나선 이란이 주변국의 에너지시설을 타격하며 전쟁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어요. 유엔 안보리의 승인 없는 무력 사용으로 민간인 기반 시설을 파괴하고, 주권 국가를 침략하는 행위는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위반한 전쟁 범죄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몹시 충격적이네요. 어제는 동맹을 말하고 오늘은 전쟁을 외치는 혼돈의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20세기 세계사를 다룬 책이 나왔네요.
《한 번은 꼭 읽어야 할 20세기 세계사》는 세계사를 바꾼 결정적 장면들, 사진 한 장을 토대로 전후의 역사와 배경을 알려주는 역사책이네요.
저자는 청소년 세계사 작가로 활동해온 이영숙 작가님으로 청소년 자녀나 제자에게 들려주는 친근한 어투로 20세기 세계사 중에서 생각해 볼만한 20가지 역사적 사건을 다루고 있어서, 청소년 대상만이 아니라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네요. 특히 사진 한 장으로 시작하는 부분이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하면서, 역사가 먼 과거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와 관련된 이야기로서 집중하게 만든 것 같아요.
"한동안은 무리하게 관세를 부과하려는 미국 트럼프 정권의 변덕스러운 정책으로 우리의 경제와 외교는 혼란과 시련을 겪었습니다. 세계사를 공부하다 보니 세계사가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여전히 반복 재생되고 있음을 느낄 때가 종종 있습니다. 권력의 측근이 나랏일을 좌지우지했던 사레들은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 때의 라스푸틴을 떠올리게 했지요. 국민이 양분되어 각자의 목소리를 높일 때에는 유혈 사태로 이어진 인도와 파키스탄 분리 독립 시기와 르완다 대학살 때가 떠올라서 조마조마한 심정이었습니다." (369p)
처음 등장한 사진은 날카롭게 쳐다보고 있는 장발 수염의 남자, 그리고리 라스푸틴이네요. 로마노프 왕조의 측근이었던 라스푸틴은 미친 수도승이라 불린 인물로 왕자의 혈우병을 치료하면서 황후 알렉산드라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황제의 마음까지 교묘히 조종하면서 내정 간섭을 하다 암살되었네요. 라스푸틴에게 현혹된 황제 부부는 청원을 위해 평화롭게 행진했던 러시아 노동자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고, 군중의 유혈 사태가 일어난 '피의 일요일' 사건으로 러시아 국민은 황제에게 완전히 등을 돌리면서 러시아 혁명이 촉발되었네요. 라스푸틴은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 황제를 부추겨 전장으로 내보냈고, 황제가 왕실을 비운 틈을 타서 황후와 가까이 지내며 온갖 전횡을 저질러서 대중의 지탄을 받았으니 왕실 일가의 비참한 최후는 예견된 일이 아닌가 싶네요. 라스푸틴 같은 인물들이 권력자 곁에서 비선실세 노릇을 하는 것이, 현재까지도 반복되는 걸 보면 역사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해요.
제1차 세계대전, 미국의 호황기와 대공황, 뮌헨 협정, 진주만 공격과 원자폭탄 투하, 세계사 속의 한국전쟁, 쿠바 혁명과 쿠바 미사일 기지 사건, 베트남 전쟁, 숙명의 대결인 이스라엘 vs 이집트, 이스라엘 vs 팔레스타인, 헝가리 봉기와 프라하의 봄, 티베트 침공과 달라이 라마, 레흐 바웬사와 요한 바오로 2세, 고르바초프와 냉전의 끝,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다, 인도와 파키스탄 분리 독립과 방글라데시 건국, 리틀록 사건, 싱가포르와 리콴유, 이란 혁명, 르완다 대학살까지 저자가 꼽은 20세기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 세계사 이야기를 통해 현재 국제 정세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네요. 현재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와 패권 경쟁으로 벌어진 중동 위기와 강대국 간의 충돌은 20세기의 갈등 구조와 매우 유사하며, 20세기에 겪었던 군사, 외교적 딜레마와 맥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오늘의 위기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