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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즐의 서재
  • 단청에서 역사를 보다
  • 박일선
  • 20,700원 (10%1,150)
  • 2025-11-28
  • : 510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단청과 오방색은 익숙하면서도 뭔가 낯설게 느껴져요.

그도 그럴 것이, 예전 추억을 더듬어 보면 명절에 아이들은 오색천을 이어서 만든 색동저고리를 입었고, 고궁으로 소풍을 간 적도 많아서 단청의 문양과 색을 우리의 전통으로 자연스럽게 흡수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점차 번거롭다는 이유로 한복을 입지 않게 되고, 고궁이나 사찰을 가는 일이 뜸해지면서 일상에서 단청을 접하는 경험이 줄어들면서 심리적인 거리가 커진 것 같아요. 이제라도 우리 전통 문화를 제대로 알아보자는 마음에서 이 책을 읽게 되었네요.

《단청에서 역사를 보다》는 공간과 시간으로 만나는 우리 단청에 관한 책이네요.

저자는 2011년 3월 우연히 전통 단청과 회화를 융합해 단청산수화라는 작업을 시도하면서, 2017년부터는 한글을 주제로 한 한글단청추상을 병행 작업하며 단청에 푹 빠져 살고 있다고 하네요. 단청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자 어디든 찾아가 전시와 강의, 체험 활동 등을 하고 있으며, 이 책도 그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어요. 단청이란 무엇인가, 단순한 건축 장식을 넘어 단청에 담긴 기술과 철학, 역사적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네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단청은 회화적인 측면보다는 목조건축물을 장식하는 공예나 디자인으로 보는 경향이 많은데, 이는 단청의 일부만을 본 것이지 전부라고 할 수 없어요. 우리나라에서 단청을 문자로 기록한 문서로서 가장 오래된 것은 『삼국사기』 권48 솔거조 내용에서 신라 진흥왕 때 솔거가 황룡사 벽에 그린 <노송도>가 실물에 가까워 새들이 날아와 부딪쳐 떨어지곤 했는데 오래되고 색이 바래서 단청을 새로 한 다음부터는 새들이 날아들지 않았다고 나오네요. 황룡사가 현존하지 않으니 <노송도>의 자취도 찾을 수 없으나 기록에는 단청이라는 용어가 회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쓰였음을 알 수 있어요. 신라 시대에는 단청이 회화까지 포함한 예술을 총칭하다가 언제인가부터 단청과 회화를 구분 짓기 시작하면서 단청은 목조건축물을 장식하는 공예 또는 디자인을 의미하는 협의의 단청이 된 거예요. 저자는 단청화 회화의 융합으로 단청산수화를 시작하여 작품들을 작업하면서 검이불루화이불치, 즉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정신을 지향하며 물질보다는 정신, 즉 본질과 자유로움을 더 중시하게 되었다고 해요. 단청은 일찍이 우리 겨레의 미의식과 정서가 담긴 예술로서 해학적이며 익살스러움을 다양하게 표현해왔는데, 그 발전 과정을 추정해보면 단청의 뿌리에서 가지가 퍼져나가며 서로 갈라져서 단청과 민화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네요.

단청의 아름다움은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강화 전등사 수미단과 귀면, 강화 정수사 꽃살문, 탑골공원 팔각정과 소식단청, 궁궐의 천장 단청에 그려진 봉황, 소공동 환구단 터, 나주 금성관, 나주향교, 나주 불회사, 나주 죽림사, 고종의 서재 집옥재, 창덕궁 흥복헌, 파주 보광사, 선운사 만세루,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등을 소개하고 있어요. 불교 사찰을 방문하면 단청을 통해 시대상을 읽을 수 있어서 흥미로운 역사 공부가 되네요. 해외에서 찾아본 단청 데자뷰는 무역과 교류를 통해 유입되며 변형, 발전되는 문화의 변천사를 보여주고 있네요. 단청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재발견하고, 우리나라 단청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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