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2026년 1월 22일, 코스피가 개장 46년 만에 장중 사상 처음으로 5000을 돌파했네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현실화 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네요.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머니무브 속도가 한층 빨라지고 있고, 여기에 코스닥도 천스닥을 찍자 불과 이틀 만에 16조원 넘는 자금이 은행권에서 증시로 이동했다는 뉴스를 보면서 이 대통령의 해법이 통했다는 점에서 무척 놀랐네요.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비생산적인 부동산의 과도한 팽창은 필연적으로 거품을 키우게 된다. 이는 성장 잠재력을 훼손할 뿐 아니라 국민 경제 전반에 심대한 타격을 주고, 나아가 사회 구성원 간 신뢰까지 무너뜨려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면서 이는 부동산을 단순한 시장 문제가 아닌 국가 시스템 전반에 걸친 위험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어요. 국내 부동산 시장을 '비정상'으로 보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전면전이 펼쳐지고 있네요. 부동산의 비정상적인 특혜는 줄이고, 주식과 금융의 정상적 보상은 키우겠다는 것, 이는 욕망을 생산적으로 전환하는 똑똑한 전략이자 과감한 정면 돌파의 선택이네요. 과연 대한민국의 부동산 시장은 악순환을 끊고 정상화 될 수 있을까요. 그 답은 알 수 없지만 방향이 올바르다면 주저할 이유가 없을 것 같네요.
《부동산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나》는 경제 전문 기자이자 금융 리포터,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마이크 버드의 책이에요.
저자는 이 책에서 토지가 왜 지금도 그렇게 중요한지, 어떻게 토지가 우리의 미래를 열어주거나 위협할 것인지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있어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인 토지가 어떻게 다른 자산과 차별화되었는지를 역사적으로 살펴보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토지가 시장경제의 기반을 만드는 핵심 변수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네요. 특별히 한국어판 서문에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새로운 규제로 대출 확대를 막고 있다. 그는 지금의 한국 주택 시장을 '시한폭탄'에 비유하면서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부동산 보유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논의를 새롭게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판단은 옳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열기를 가라앉히고자 개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2022년 동안 문재인 정부 역시 대규모 대출 규제를 실시한 바 있다. 결론적으로 주택과 토지를 둘러싼 암울한 상황을 타개하려면, 공급이 필요한 지역을 중심으로 수백만 채의 주택을 새로 지어야 한다.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 채에 달하는 신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서둘러 움직이고 있다. 본격적인 공급 확대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 규제는 주택 부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덮어 두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시한폭탄을 해체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자칫 잘못된 전선을 자른다면 그 결과는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 한국은 아직 1980년대 거품의 정점에 이르렀다가 1990년대 금융 혼란으로 이어진 일본의 재앙적인 상황에는 이르지 않았다. ··· 이 책이 한국 사회에 조금이나마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11-12p) 라면서 위험 경고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네요.
이 책은 부동산이 권력이 된 과정을 역사적으로 분석하여 부의 구조적 메커니즘을 알려주고 있네요. 토지가 가장 안전한 담보가 되어 금융 자본과 결합하고, 공급 제한과 세제 혜택 등 제도적 장치가 부동산을 '토지의 덫'이라 불리는 영구적인 부의 증식 수단으로 고착화하는 것이 핵심 메커니즘이네요. 저자는 토지의 덫을 피하거나 빠져나오는 데 성공한 나라가 하나도 없었다고 했는데, 어쩐지 우리나라는 그 분석에서 유일한 예외 사례가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품게 되네요.
"오늘날 전 세계 모든 나라는 토지의 덫에 걸려들었다. 토지가 국가의 부와 금융 시스템에서 핵심적인 자리를 차지할 때, 그 가격의 등락은 가계와 기업, 정부 혹은 그 세 경제 주체 모두에게 거대한 위협을 가한다. 토지 가치가 상승할 때 값비싼 새로운 경제 중심지에 투자한 운 좋은 토지 소유자들과 그 밖의 지역, 특히 경제적으로 쇠퇴하는 소외된 지역에 투자한 불운한 이들 사이의 격차는 점차 벌어지게 마련이다. 또한 토지 가격이 오를 때 잠재 구매자들과 담보 가치가 증가한 기존 토지 소유자들이 더 많은 대출을 받으면서, 국가적, 국제적 금융위기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전 세계 많은 지역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토지 가격의 장기적인 상승은 경제의 생산 잠재력을 갉아먹는다. ··· 지속적인 토지 가격 상승에 의존해온 국가의 재정 시스템을 의도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는 국가의 금융 시스템 전반을 위태롭게 만드는 치명타로 작용하기도 한다. 최악의 경우, 국가 경제가 수년 혹은 수십 년간 정체될 위험도 있다. ··· 지금까지 토지의 덫을 피한 나라는 거의 없었다. 그리고 그 덫에 걸려들고 나서 빠져나오는 데 성공한 나라 역시 하나도 없었다. 부자 나라든 가난한 나라든 토지의 덫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다시 말해, 토지 부는 그 어떤 부와도 다르고 장기적으로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문제해결의 첫걸음이다." (325-332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