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오즐의 서재
  • 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
  • 임승수
  • 16,650원 (10%920)
  • 2025-11-28
  • : 2,340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애정도를 확인하고 싶다면, 한 가지 질문만 하면 돼요.

로또 1등에 당첨된다면 그 일을 계속 할 거냐고 말이죠. 임승수 작가님은 자신 있게 답하네요. 로또 1등에 당첨되어도 책은 계속 쓸 거라고요. 우와, 이 정도는 되어야 진심이라고 인정할 만 하네요. 애초에 글쓰기와는 무관한 공학도의 삶을 살다가 삼십 대 초반에 퇴직하고,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가치 있는 삶이라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하니 출발점이 남다르네요. 그리하여 저자의 첫 책은 2008년 출간한 마르크스 『자본론』 해설서인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으로, 2025년 10월 현재 40쇄를 인쇄한 스테디셀러라고 하네요.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인세를 따져보니 생계 유지가 걱정될 수준이라, 역시 전업 작가의 삶이 녹록치 않음을 확인해주네요. 그럼에도 본인뿐 아니라 아내도 전업 작가로 살며 두 딸까지 키우고 있는 것은 책 주제와 관련된 강의 요청 덕분이라고, 낱낱이 속사정을 공개하고 있네요. 다소간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자신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바를 글이라는 매개체로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절실한'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부분에서 완전 감동했네요. 이러한 마음이야말로 책을 쓰는 사람이 지녀야 할 본질이니까요. 돈 많은 부자 대신에 마음 부자를 선택한, 20년째 생존 중인 작가의 책쓰기 수업이 바로 《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라는 책이네요.

"글을 '살아지는' 삶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살아내는' 삶에서 나온다." (47p) 라는 말처럼 이 책에는 저자의 서사, 생생한 삶의 경험들이 토대가 되어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를 알려주고 있네요. 자신이 왜 작가가 되었는가로 시작하여 책이 되는 글쓰기 비법을 거쳐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뒷이야기를 들려주니 흥미진진하네요. "간혹 '이 책 이해 못 하면 원숭이만도 못하다는 말이냐'고 항의를 받는데, 참 난처하다. 최근에는 동물권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들었다. 강연할 때마다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의 저자라고 소개받는 것도 솔직히 좀 거시기하다. 저자 소개 때 기분이 편치 않다고 한 편집자에게 털어놨더니, 그래도 198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서 소설 『똥』으로 당선된 유정룡 작가보다는 상황이 낫지 않냐고 위로한다. 그래! 이러건 저러건 책만 많이 나가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예수의 제자들은 모진 핍박과 박해도 견뎠다는데, 사람 낚는 어부가 되려면 이 정도 수모쯤은 감수해야지. 전술했듯 제목은 책의 명운을 가르는 핵심적 요소다. 그래서 제목 회의만큼은 편집자, 마케터, 출판사 대표까지 총출동한다. 심지어 제목 뽑는 데만 6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출판사는 제목 문제만큼은 원고를 쓴 저자와도 타협하지 않는다. 아예 '최종 제목 결정 권한은 출판사에 있다'고 계약서에 명시하기도 한다. 제목이야말로 철저하게 마케팅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225-227p) 글이 책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고 해서 진지하고도 지루한 수업을 떠올렸다면 반전을 기대하시라. 다만 책 표지가 저자의 솔직담백해서 더 재밌는 글맛과 어울리는 분위기였더라면, 물론 제 개인적인 취향일 뿐이지만, 그랬다면 좋았을 것 같아요.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