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오즐의 서재
  • 인생의 오후에는 철학이 필요하다
  • 오가와 히토시
  • 17,100원 (10%950)
  • 2025-02-03
  • : 2,395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새해 한 살이 더 늘었네요.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고요?

글쎄요, 나이를 신경쓰지 않을 순 있지만 진짜 노년기에 접어들었다면 나이드는 몸과 마음을 모른 척하기는 어려울 거예요. 요즘은 백세시대라고들 하는데 오히려 퇴직은 앞당겨져서 오십대에 은퇴하는 경우가 늘면서 나이 듦의 고민이 빨라진 것 같아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피할 수 없는 노년의 삶과 죽음의 문제를 철학으로 풀어낸 책이 나왔네요.

《인생의 오후에는 철학이 필요하다》는 일본인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시민철학자 오가와 히토시의 책이에요. 저자는 해가 저물어가는 인생의 오후인 노년을 생각하며 질병, 인간관계, 인생, 죽음이라는 다섯 개의 주제로 나누어 스물다섯 명의 철학자들의 생각을 들려주고 있어요. 고대 로마의 현인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는 말년에 발표한 저서 <노년론>에서, "행복하고 바람직한 삶을 보낼 방법을 모르는 이에게 인생은 어느 순간이나 힘겹기 마련이나, 자기 안에서 스스로 좋은 것을 놓치지 않고 찾아낼 줄 아는 이는 자연의 섭리 중 그 무엇도 재앙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노년이다." (17p) 라면서 '나이 드는 건 나쁘다'라는 노년에 대한 편견을 타파하고 있어요. 질병으로 인한 괴로움에 대해서는 프랑스 철학자 알랭의 <행복론>, "자칫 주의하지 않으면 일생을 헛되이 보낼 수 있다. 비극을 연기하려 하지 말고, 온 힘을 다해 참된 지혜와 슬기로써 실제 현실을 생각해야만 한다." (71p) 라면서 병이 주는 실제 고통에 상상의 고통을 추가하지 말라고, 차분하게 현실 상황만을 생각하는 것이 병을 악화시키는 않는 비결이라고 설명하네요.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으로는 독일의 정신분석학자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통해 나이 든 사람은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네요. 인생 조언으로는 끝없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힘을 강조한 일본 철학자 미키 기요시의 <인생론>이 마음에 와닿네요. 죽음에 관한 조언으로는 프랑스의 철학자 에드가 모랭이 백 세를 맞은 2021년 출간한 <한 세기 동안의 인생 교훈>, "모든 인간사에서 우연적 요소를 배제하기란 불가능하며 우리의 운명은 불확실하기에 뜻밖의 일을 상정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내가 살아온 경험으로부터 배운 중요한 교훈이다." (255-256p)라면서 모든 인생은 불확실성의 바다를 항해하는 것이라는 시적인 표현이 절묘하네요. 죽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죽음에 대해 백 년이라는 인생을 살아 본 사람만이 해줄 수 있는 조언이니까요. 예측 불가능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으로 모랭은 시적인 삶, 즉 인생의 가능성을 즐기는 삶의 방식을 권장하고 있어요. 어차피 모르는 미래, 부정하거나 거부하지 말고 순수히 받아들이자는 거예요. 인생에서 삶과 죽음은 늘 함께 하니, 그 인생 자체를 즐기라는 뜻이에요. 키케로, 보부아르, 몽테뉴, 융, 와시다 기요카즈, 알랭, 에피쿠로스, 메를로 퐁티, 노자, 니체, 와쓰지 데쓰로, 호퍼, 레비나스, 쇼펜하우어, 프롬, 러셀, 짐멜, 힐티, 미키 기요시, 아리스토텔레스, 장켈레비치, 알폰소 데켄, 뒤르켐, 하이데거, 모랭까지 위대한 철학자들의 현명한 인생 조언을 통해 마음을 짓눌렀던 문제들이 조금은 해소된 것 같아요. 우리에게 철학이란 진짜 좋은 삶으로 이끄는 나침반인 것 같아요.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