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산책하듯 방구석 건축여행
임소운 2025/05/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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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저우에서 만난 순간들: 여행자의 스케치북
- 이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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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0) - 2025-04-16
: 90
“호젓한 철길을 볼 수 있고,
걸어볼 수 있는 장소가 어딥니까?”
“아주 조용하고 자연이 그대로 보존되고
트레킹하기 좋은 곳은 어딘가요?”
“광동성의 고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장소는 어디에 있나요?“
”광저우의 핫플레이스는 어딘가요?“
”광저우의 젊음이 살아 있는 곳은 어딘가요?“
”광저우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은 어딘가요?“
*
오랜 역사와 문화의 도시,
광동 요리가 유명한 도시,
현대적인 감각의 도시,
아름다운 자연과 공원이 갖춰진 도시.
광저우를 경험한 작가가 기행문이나 가이드북을 썼다면 지금으로부터 수십년 후에야 이 도시의 매력을 알았겠구나,
하는 생각에 아주 조금은 철렁한 마음이 느껴진다.
*
미국 11개 도시를 혼자 걸었던 산책덕후 한국언니라 해도 국내에서는 멀고 새로운 지역을 경험한 적이 드물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 2주 전에 아티스트투어를 곁들인 장손투어를 하고 와서 어제는 난생처음 농어촌버스를 타보는 경험을 했는데…
나의 첫 해외도시인 상해에 거주중인 여행덕후 윤소희 작가님과 따로 또 같이 월드투어 중이다. 윤 작가님은 베를린에서, 나는 서울에서 다음 북토크의 최종단계를 마무리했다. (다행히 난 어디에 있던 거의 베를린의 시간대를 살고 있다.) 2주 간격으로 호남과 영남을 모두 밟아보는 경험도 20년만이다.
그런데 광저우는 어디에 있는 거지?
*
저자가 화가지망생이었던 건축전공 여행덕후라 책의 개요만 봐도 뭔가 통하는 느낌이었다. 이런 사람을 유혹한 도시라면 방구석 이미지 투어는 꼭 해봐야지!
무게가 꽤 나가는 이 책을 남해까지 데려와 이고지고 다닐 줄은 몰랐다. 하지만 덕분에 한국의 남해를 바라보며 중국의 남해를 읽을 수 있었다. 그뿐이랴, 라벤더 공원에서 감상하는 라벤더 공원이라니.
*
남해행 버스에 오르기 4시간 전까지, 김서윤 작가의 건축과 예술 프로젝트 <오래된 집의 탐미> 북토크에서 연장된 와인파티를 하느라 건축여행에 대한 욕망도 타오르고 있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 여정이 한 세트의 리모델링 투어이기도 하다.
동서양 양식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광저우는 매력이 넘친다. 사진이 아닌 어반스케치로 읽어냈기 때문에 양식미를 콕콕 찝어서 마크해둘 수 있는데다, 실물에 대한 욕구도 훨씬 크게 온다. 나처럼 재료를 잔뜩 쟁여두고도 그림그리는 루틴이 흐지부지된 전직 화가/건축가지망생 또는 어반스케치에 막연한 두려움과 호기심이 있는 분이라면 가볍게 산책하듯 방구석 건축여행을 할 수 있는 책 <광저우에서 만난 순간들>이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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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실성심대교당은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을 연상시키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고딕 양식의 화강암 건축물이다. 첨탑까지의 높이는 약 58m에 달한다. 프랑스 건축사가 설계하였고 중국의 석공 장인들이 축조하였다. 25년의 공사 기간을 거쳐 1888년에 건립된 석실성심대교당은 광저우 총교구 주교좌당이며 영어, 광동어, 중국어, 한국어로 미사를 집전한다. -44p
광저우시는 현대 건축 기술의 경연장 같다. 똑같은 모습의 빌딩은 볼 수가 없는데, 이는 그만큼 중국 정부의 노력이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건축물 외관심사위원회가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흔적을 곳곳에 있는 건축물을 통해 볼수 있다. -68p
다양한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서한남월왕박물관은 서한 시기 남월국 제2대 왕인 조말의 묘지터에 세워졌다고 한다. 중요한 유물인 ‘사루옥의‘가 보관되어 있다.
’사루옥의‘는 남월왕 조말의 무덤에서 출토된 유물로서 ’옥을 실로 엮어 만든 옷‘이라는 뜻이다. 옥편을 비단실로 엮어서 만든 이 수의는 매우 정교하게 제작되었으며, 당시의 장례 문화와 기술을 가늠해 볼 수 있게 한다. -12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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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시아, 심지어 동아시아나 국내에서조차 남부지방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음을 새삼 확인한다. 미래의 고향인 마이애미는 미국이라서가 아니라 미국에서 보는 카리브해가 있어서 좋았다.
이제 4년 만에 보는 한국의 남해를 좀 더 즐겨야겠다.
(출판사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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