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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님의 서재
  • 끝없는 사람
  • 이영광
  • 10,800원 (10%↓600)
  • 2018-07-06
  • : 937

나로서는 낯선 이름의 시인이다. 읽어서 좋을 시들이 세상에는 얼마나 더 많이 있을지. 생각하면 아득해도 또 그래서 좋다. 이 기대만으로도 한참은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들 테니까.  


따끔따끔한 구절들이 자꾸 보인다. 따끔하다는 걸 느끼는 스스로가 다행스러웠다가 죄스러웠다가 외면하고 싶다가를 되풀이하다가 끝내 더 깊이 짚어 보게 된다. 어떤 이는 쓰면서 받아들이고 나처럼 어떤 이는 읽으면서 받아들이겠지. 세상은 크고 넓고 환한 듯 보여도 곳곳이 어두침침한 그늘 투성이라는 것, 밝은 곳보다 어두운 곳을 향하는 눈길이 더 급해서 그쪽을 보다가 그곳에 있는 이들과 함께 마음을 다치고 몸을 다치기도 한다는 것을. 시인이 먼저 가서 겪고 노래로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끔거린다고 물리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같은 일을 보고도 누구는 스쳐 보내고 누구는 붙잡아서 다시 살펴보도록 한다. 사람마다 이 능력을 발휘하는 분야가 다 다를 것이라 여기면서 내가 못 가진 남의 능력에 감탄하는 일이 자주 생기는데 시를 읽다가 명랑한 감탄보다 우울한 탄식을 떠트리게 하는 적이 많아서 나는 이게 또 슬프다.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멀리 있는 것일까. 마치 우리가 살아서는 만나지 못할 시간을 넘어서는 자리에 있기라도 한 것처럼.  


그때에 이를 때까지 어떤 시인은 계속 아픈 세상과 아픈 사람을 찾아서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노래로 바꿔 부르고 독자로서 우리는 읽고 들으면서 마음을 열어 두어야 하겠지. 시인의 노래 한 소절처럼 정말 외계인이 지구에 쳐들어왔으면 싶을 정도다. 그 정도 상황이 되어야만 지구인이 싸움을 중단하고 함께 손과 뜻을 모을 수 있다면. 아, 아니다, 설령 그런 일이 일어나더라도 제일 크게 피해를 보는 쪽은 결국 가장 약한 이들이 될 텐데. 


나보다 약하고 어렵고 힘든 처지에 있을 생명체를 생각하도록 해 준 시간이었다. (y에서 옮김20210914)

허기는 아무래도 쓸쓸한 힘,

뭘 바라지 못하는 순간이 좋다- P11
비 오는 날 찻집에 혼자 앉아 있어봐도

별로 쓸쓸하지도 않다는 것

쓸쓸한 척을 들킬 진짜 쓸쓸이 없다는 것- P106
당신에게 도달하는 그리움은 없다

그리움은 내게로 온다-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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