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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님의 서재
  • 악의
  • 히가시노 게이고
  • 12,600원 (10%700)
  • 2008-07-25
  • : 10,287

예전에 CSI시리즈나 크리미널 마인드와 같은 미국수사드라마를 보면서 했던 생각이 떠올랐다. 어린 시절의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채 어른이 되면, 범죄자가 될 수도 있구나. 가해자 입장에서는 장난으로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피해자로 입은 상처는 복수의 근원이 되기도 하는구나. 우리 마음이라는 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할 수도 있고, 우리 자신의 힘으로 다스릴 수 없을 일도 생기기는 하겠구나.   


이 소설에도 잘 빠져들었다. 단순히 흥미로 빠지는 것을 넘어 생각할 주제를 하나 이상 던져 주는 것, 작가의 선물인 것 같다. 잘 받았고, 앞으로 이 선물을 잘 활용하면서 살아가야 할 텐데 잘 될지는 모르겠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고, 나는 내 속의 '악의'를 어느 정도 안다. 만난 적도 있고, 싫었지만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내 안에 있는 비정하고 잔혹한 면, 냉담하고 무심한 면. 어느 정도 포장을 한 채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다가 가끔 드러나게 되는 때가 생긴다. 어쩔 수 없이 혹은 일부러. 누구를 만나느냐에 달려 있기도 하고 그 순간의 내 컨디션과도 관련 있는데, 내가 나를 잘 몰랐을 때는 그저 변명을 하려고 했지만 이제는 묵묵히 그리고 슬쩍 인정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 이렇게 못된 부분이 있구나, 더한 경우에는 '착해지고 싶지 않아' 할 때도. 


성선설도 있고 성악설도 있다지만, 우리는 내내 착할 수도 내내 악할 수도 없는 것일 테다. 그 마음과 상태를 다스리는 게 교육이고 윤리일 것인데, 그것만으로는 어쩔 수 없이 벗어나게 되는 한계, 그곳에 범죄의 심리가 있는 것일까. 이해는 된다고 하더라도 받아들일 수는 없는 지점에 이르면, 누구를 원망할 수 있는 것인지. 


청소년기도 중요하고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고 선생님의 도움도 중요하고, 한 아이가 자라는 데는 한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요즘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은 고스란히 어른들의 책임이다. 누구를 탓하랴. (y에서 옮김2014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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