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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진 것들
- 앤드루 포터
- 16,200원 (10%↓
900) - 2024-01-15
: 8,684
매일매일 내 곁에서 사라지는 것들이 있다. 아는 것도 있고 모르는 것들은 더 많을 것이다. 사라지면 사라지는 대로, 기억나면 기억나는 대로 흘러가는 물처럼 구름처럼 넘긴다. 자연스럽게, 욕심을 줄이며. 이 또한 살아가는 한 방식이리라.
소설은 모조리 쓸쓸하다. 어느 한 편 포근한 글이 없다. 따뜻해 보이는 듯 싶다가도 금방 서늘해지고 허전해진다. 인생 40대가 이런 나이였던가? 지나왔으면서도 기억이 명확하지 않다. 바빴고 정신없었고 나름의 자부심도 챙겼고 살 만하다 싶었던 것 같은데, 이제 와서 이 쓸쓸한 글들에 어찌 이리 몰입하게 되는 것인지. 어쩌면 나는 나를 속이면서 그 시절을 보냈던 것일까. 쓸쓸해서는 안 된다고, 그래서는 억울한 노릇이나 한껏 자신만만해야 한다고, 잘 살고 있는 것이라고.
40대 남자의 오랜 독백을 듣고 있는 듯한 소설들. 작품들마다의 화자는 다른 이름으로 다른 상황에 처해 있지만 한 사람으로 읽힌다. 그래도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마음은, 처지는, 미래에 대한 불안은 같은 질감으로 느껴지니까. 남자가 아니라서, 남자의 마음을 몰라서, 나는 한 사람의 인간의 입장에 맞춰 읽었다. 놓쳤거나 덧붙였거나 작가의 의도와 다르게 읽은 대목들도 무수했을 것이다. 그랬더라도 나는 좋았다. 좋았던 기분만큼은 확실하다. 아무리 쓸쓸하고 허망한 이야기라 해도.
내가 쓸쓸한 이야기를, 쓸쓸한 사람을, 쓸쓸한 생을 이토록 동경했나 의심이 들 정도다. 나는 밝은 이야기를 좋아했던 것 같은데. 현실이 엉망일수록 소설에서나마 밝은 기운을 얻고 싶으니까. 이 바람을 조용히 잠재울 만큼 고즈넉하면서도 마음 아리는, 그래서 더 좋은, 쓸쓸하기 그지없는 소설집이었다.
이 작가가 50대를 그려 보인다면, 60대를 그려 보인다면 나는 어떤 마음으로 맞이할까? 어떤 경우든 내가 이미 지나고 말았을 시절이겠구나. 나이 들어 아쉬운 점은 딱 이것이다. 좋은 글을 읽을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 (y에서 옮김2024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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