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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김정운
- 11,700원 (10%↓
650) - 2009-06-02
: 12,346
책을 읽는다고 해서, 책을 읽고 다짐한다고 해서, 책을 읽고 그 내용에 대해 공감한다고 해서, 금방 사람이 바뀌는 것은 아닐 테다. 그렇지만, 읽은 것과 읽지 않은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 나는 그렇게 믿는 사람이다.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자신의 모습도 생각해 보고, 자신의 삶도 돌아보고, 주변도 살펴보고, 주위 사람들의 얼굴 표정도 좀 살펴보고, 바라보는 자신의 마음에 어떤 변화가 생기고 있는지 그것 좀 지켜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제발 그런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변하는 것은 바라지도 않을 테니까.
책을 읽는 동안에도 좋았지만 읽은 뒤에도 좋았다. 왜냐하면, 나는 아주 많은 부분에서 이 작가가 말하는 대로 생활해 오고 있었던 것이므로. 착각이라고 해도 좋고, 자만이라고 해도 불만이 없다. 나는 매일매일이 좋고, 내일이 기다려지는 사람이며, 짜증이 나는 순간들이 끝없이 밀려오고는 있지만 그 짜증에 나를 놓아버리는 잘못은 이제 저지르지 않을 만큼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혼자서 놀 수 있는 거리가 몇 가지 있으며, 남들과 수다 떠는 일에는 무지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으며(책에서 작가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매번 감탄하면서), 앞으로도 더 배우고 싶은 게 몇 가지나 있고, 사람에게 특히 가족들에게 기대하는 정도가 지극히 높지 않아 실망보다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고 있으니 이 정도라면 만족하고 있다고 봐도 괜찮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하나 더 얻은 게 있다면, 남편에 대한 내 마음이다. 내가 아이들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 편인데, 남편에게는 그게 좀 어려웠다. 괜히 심술내고 불평하고 속상해하고 그랬는데, 이 책을 읽으니 그럴 필요가 없다는 환한 깨달음이 오는 것이다. (물론 이런 깨달음이 이 책을 읽고 처음 얻은 것은 아니었으나, 늘 깨달은 다음에 곧 잊어버리게 되었던 것이지.) 그래, 당신도 나랑 결혼한 것을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를 텐데, 싶으니 약이 오르는 게 아니라 가여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좀더 행복한 마음을 갖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마저 드는 것이다. 기특하게도.(나는 지금 행복하다고 생각하니까.)
내가 이 책을 권한다고 남편이 읽을 것 같지는 않다. 활자로 된 모든 글은 쓰잘데기 없는 소리라고 늘 웅얼거리는 사람이니까. 차라리 책을 읽을 시간에 청소를 하고 요리를 하는 게 자신을 더 행복하게 해 주는 일이라고 말할 게 뻔하니까. 그런데, 이전에는 남편이 그렇게 말했을 때 서운하고도 서운했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을 것만 같은 것이다. 남편의 사는 재미, 내가 그 재미를 좀 나눠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y에서 옮김2009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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