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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님의 서재
  • 사기꾼의 심장은 천천히 뛴다
  • 곽재식
  • 9,900원 (10%550)
  • 2014-12-01
  • : 399

우선, 소제목. 소설의 소제목이 특이해 보인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이런 표현이? 싶은데, 본문을 읽고 나면 정말 그럴 듯해진다. 제목조차 얼마나 공들여 궁리했을지,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겠다 싶어 또 킬킬거리게 되었다. 그리고 다 읽고 나면 소설의 제목이 무슨 뜻인지도 알게 된다. 서서히, 진하게 와 닿는 제목의 의미, 그래야지, 마땅히 그래야지, 그렇지 않고서야 현실이 너무 억울해지는 걸.  


여전히 재미있다. 읽는 내 호흡의 빠르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약하게나마 두근두근, 어떻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려고 하는 건가 궁금함에 조마조마하기까지. 스릴, 서스펜스 이런 건 아니다. 그냥 좀, 두근댄다는 것. 내 예상을 얼마나 어떻게 비껴 가서 반전을 가져올지, 독자의 기대를 어떻게 이기는 이야기를 엮을 것인지 궁금할 정도로. 다만 어떤 독자에게는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지겹게도 늘어 놓는구나 싶을 수도 있겠는데 이건 취향일 것이다, 나는 여기서 흥미진진한 기분을 갖는 쪽이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180도만큼 확 바꾸는 게 아니고, 5도 정도 약간, 아주 약간만 비틀어 볼 수 있으려면 어떤 능력이 있어야 할까.(바꾸는 게 아니라 살짝 비틀어 보는 것까지만. 무책임할 수도 있는 말이겠지만, 또 비겁해 보일 수도 있는 것이겠지만, 바꾸려면 바꿔 보는 모습이 어떠할지도 예상이 되어야 하니까 이 정도의 변명만으로 추측해 보자는 심정이라고 해야 할까.) 먼저 눈앞의 현실을 바로 보아야 할 것이고, 또 바뀌기를 기대하는 현실의 기준이 잡혀 있어야 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만큼 알아야 할 것인데, 화나 분노가 터지거나 해서는 안 될 것이고 포기도 해서는 안 될 것이고 가망 없는 희망을 꿈꾸어도 안 될 것이고 속수무책으로 절망만 해서도 안 될 것이고...... 아, 여기까지도 어렵구나...... 


작가가 보여 주는 약간은 신기한 세상, 그랬으면 싶다가도 그러면 안 되지 싶은 세상의 이야기.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을 정도로 엉망이니까 이런 상상도 가능했을 것이다. 그게 현실이 아닌 것을 또 잘 알고 있으니까 웃을 수도 있는 것이고. 웃게 되는 마음, 이것만으로도 나는 만족한다. (y에서 옮김201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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