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가의 글은 점점 더 재미있어지고 있다. 시간 여행에 대한 나의 상상력이 이 작가의 글 덕분에 한결 높아지고 있는 듯하다.
이 책 역시 2060년 옥스포드 배경, 역사학자로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과거로 간다는 설정이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역사적인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다는 전제로 과거의 풍속을 연구한다는 것. 중요한 사건 그 자체보다 그 사건이 일어나는 주변 상황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삶을 살핀다는 것. 작가가 소재를 선택하는 의도가 퍽 마음에 든다.
이제까지 내가 읽은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하는 글들은 대체로 긴박한 분위기였다. 아슬아슬하고 위험하고 두렵기도 한 상황들이 등장했으니까(내가 싫어하는 쪽, 꼭 제 욕심 차리겠다고 나쁜 짓을 하는 인물도 나오고). 그런데 이 작가의 글이 내게 주는 긴장감은 앞서 읽었던 글들에서 느낀 것과는 좀 다르다. 조마조마하기는 한데 한편으로는 마음이 놓이는 상황을 전제로 한다. 적어도 소설 속 인물들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당연히 나쁜 사람도 나오지 않고. 갈등은 오로지 시간 여행 자체에서 생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중에 오차라는 게 생겨서.
이번 책에서 역사학자들은 1940년대의 영국으로 간다. 히틀러와의 전쟁이 있는 때다. 그 전쟁 상황에서 당시 영국의 평범한 사람들이 어떤 생활을 했는지를 탐구하는 목적을 갖고 과거로 가는데 준비하는 과정부터 대단히 흥미롭게 전개된다. 그래, 현재 과학이 아무리 발전했기로서니 무턱대고 과거로 가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 시대의 풍속에 어긋나는 점이 하나도 없도록, 옷이며 소지품이며 말씨까지 다 준비하고 갖추고 과거로 떠나는 자세, 글 속의 상황이지만 나는 퍽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준비한다고 했는데도 막상 닥치는 난감한 상황, 그때 어떤 처신을 하게 되는지 인물들을 따라 가는 마음이 아슬아슬하면서도 재미있다.
1권이다. 마이클, 메로피, 폴리는 2차 세계대전이 있는 영국에 가 있다. 각자 제가 맡은 일을 하다가 언제든지 자신들의 현재인 2060년대로 올 수 있어야 하는데 전쟁 중이라 이게 쉽지 않을 모양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많이 궁금해진다. (y에서 옮김2020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