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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님의 서재
  • 가기 전에 쓰는 글들
  • 허수경
  • 14,400원 (10%800)
  • 2019-10-03
  • : 3,812

유고집을 읽는 마음은 참 스산하다. 세상에는 이미 없는 작가, 그런데 글은 남아 있고, 독자로서 작가에 대한 기억은 생생하기만 하고, 작가의 죽음이 꼭 남의 죽음인 것만은 아닌 것 같고, 마치 내가 죽음 앞에 서 있는 것만 같고...... 무엇보다 이제 다시는 이 작가의  새로운 글을 더 읽지는 못하겠구나 싶은 절망까지. 

 

마음이 이러하니 글이 제대로 읽힐 리가 있나. 한 문장 읽고 한숨 한번 쉬고, 한 단락 읽고 고개 한번 흔들고, 한 쪽 읽고 물 한번 마시고. 얼마나 끊겼는지 모르겠다. 읽어도 읽어도 낯설기만 한 마음에 속상했다. 힘들었겠구나, 외로웠겠구나, 그래도 시를 놓지 않고 있었구나. 사는 게 뭐라고, 시가 뭐라고, 이런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었다. 이 책이 나를 이렇게 가르쳤다. 

 

어떤 이의 죽음은, 어떤 이의 생은,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추억이 된다. 살아서 서로 알고 모르고를 떠나, 한쪽이 다른 한쪽에 일방적인 관심을 보였다고 해도, 남아 있는 사람에게는 제 삶이 흔들릴 만큼의 충격이 전해지기도 한다. 남은 책 하나, 일기처럼 메모처럼 생각들이 흩어져 있고, 귀한 시도 몇 편 실려 있다. 종종 그랬던 것처럼 이 책도 종종 꺼내 읽어야 할 책이 되었다. (y에서 옮김2019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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