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바람개비님의 서재
  • 이제 와서 날개라 해도
  • 요네자와 호노부
  • 16,020원 (10%890)
  • 2017-08-30
  • : 4,833

호타로의 '안 해도 되는 일은 하지 않는다, 해야 하는 일은 간략하게’의 유래를 읽었다. 이 작가의 대표적 작품인 '빙과'의 뜻을 알게 되었을 때만큼이나 충격을 받았다고 할까. 혹은 내가 이 작가의 글과 호타로에 대해 어찌하여 매력을 느끼게 되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고나 할까? 슬프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한 그 어떤 배신감, 인간에게서 느낀 쓰디쓴 무례에 대한 공감을 했다고 해야겠다. 난 그걸 올해 느낀 셈인데, 얼마 전에 깨달은 느낌인데, 나이 오십이 넘어 알게 된 셈인데, 호타로의 취향에 동감을 느꼈던 게 내게도 그런 성향이 숨어 있었던 탓이었을까? 딱하지만, 좀 서글프지만, 어쩔 수 없었던 그런......


책에는 6편의 글이 실려 있다. 고전부 동아리 회원 4명이 겪은 일화를 근사한 이야기로 엮어 놓았다. 하찮게 보일 수 있는 소소한 사건들을 이야기로 꾸며 내는 솜씨는 여전하다. 이게 어떻게 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 싶은 에피소드가 묵직한 의미를 주는 이야기로 변하는 과정을 지켜 보다 보면, 기억력일까 상상력일까 하는 궁금증도 생긴다. 나도 이런 초등학생 시절을, 중학생 시절을, 고등학생 시절을 보냈는데, 내 학창 시절은 참 단순하고 밋밋했구나 싶어지면서, 이런 정도의 긴장감을 주는 사건이 없었던 게 좀 섭섭해지기까지 하는 거다. 아니, 있었을지도 모른다, 기억을 못해서 그렇지.


지금도 마찬가지다. 무심히 넘기고 마는 일상의 순간들 사이로, 이야기가 되는 순간을 잡아낼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게 작가의 능력일 것이다. 그런 능력이 없는 나는 독자로 남아 있는 것이고, 또 이렇게 행복한 마음으로 글을 읽고 있는 것이고. 우리가 먹는 나이보다 작품 속 주인공들이 나이를 늦게 먹고 있어서(창작인지 출판인지 아무튼 이 속도가 늦어지고 있어서) 나이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진다. 언제까지 고전부 이야기를 읽을 수 있게 될 것인가, 궁금하다. (y에서 옮김20171003)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