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출간되어 나온 순서대로 읽다가 최근에 나온 것으로 사 본 두 번째 권이다. 내 기억력이 남다르게 무딘 탓일 수도 있고 작가가 구성에 굳이 변화를 두지 않으려고 한 것일 수도 있는데 달라진 게 없어 보여 나로서는 좋다. 마음 편하게 본다. 누구는 마음 편하게 술을 마실 테지만.
한 가지 대상에 깊이 빠지면서 찬탄하다 보면 그로 인해 열리는 세계가 있다. 이 작가나 이 만화의 경우 대상이 술이다. 그것도 일본에서의 술. 일본의 음식 재료로 만들어진 안주와 일본에서 생산하는 술을 중심으로 펼쳐 놓는 이 이야기들은 일본 문화의 한 조각을 차지하고 있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렇게 여기면서 읽고 있으니 이것대로 재미가 있다.
이번 호에서도 특집으로 보이는 에피소드들이 있다. 무제한 음료를 제공하는 바에 가서 마신다거나 사케의 신을 모시는 곳에 가서 술을 마신다는 이야기들. 내게 자극을 주는 바는 없지만 어떤 술꾼들에게는 분명히 부러워할 만한 소재들이다.
앞서 읽은 만화에서부터 등장해 온 이와마 옆의 두 여성. 내내 맹맹하게 술만 같이 마시는 듯하더니 이번 호에 이르러서야 뭔가 이어질 만한 끈이 생기나 어쩌나 싶게 드러난다. 그것도 아주 살짝. 오래오래 술을 마시는 이야기를 이어 가려면 주인공의 사랑도 결혼도 쉽게 결정해서는 안 될 모양이다. (y에서 옮김202209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