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살기 위해 먹고 마시는 사람도 있고, 먹고 마시기 위해 사는 사람도 있다. 극단적인 한쪽 편에 선 사람은 없을 것이고 대체로 한쪽에 가까운 채로 살아갈 텐데. 살기 위해 먹는 쪽에 아주 가까운 나로서는 한때 먹기 위해 산다는 사람들의 마음과 욕망과 해방을 다 이해하지 못했다. 그렇게 먹어야 한다는 것일까, 의아함이 더 컸던 탓.
지금도 아주 다 알아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먹는 즐거움이라는 게 대략 어떤 것인지 좀 알게 된 듯하다. 혼자 먹는 즐거움도 같이 먹는 즐거움도. 술이라는 것도 같이 떠들썩하게 마시기 위한 조건인 줄로만 알았지 혼자만의 삶에 위로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건 얼마 되지 않는다. 술주정뱅이나 술을 마시고 저지르는 이들의 나쁜 사고들에 부정적인 감정이 너무 많았던 셈이다.
혼자 느긋하게 좋아하는 안주와 술을 마시는 기쁨. 얻을 수 있다면 얻는 게 좋겠다. 안주를 직접 마련하는 재미도 그럴 듯하다. 소다츠가 집에서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술 한 잔을 위해 이렇게 정성들여 안주를 만든다고? 그런데 또 따지고 보면 이런 즐거움이나마 자꾸자꾸 얻는 것이 또 삶의 보람이 아닌가 한다. 우리처럼 보통의 사람들에게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소소한 이벤트와 기쁨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방법밖에 없을 테니. 긴 생이든 그렇지 못한 생이든 살아 있는 동안에는 어쨌든 잘 살아 있도록.
먹고 마시는 대신 나는 계속 읽어 나가겠다. 한 잔 술의 황홀함이든 기막힌 맛을 지닌 안주의 달콤함이든 내게는 이 만화에 실린 에피소드들이 바로 그 맛을 주고 있으니. (t에서 옮김2023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