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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스터 모노레일
- 김중혁
- 12,150원 (10%↓
670) - 2011-07-13
: 842
이 소설의 상상력이 기발하다고 느끼는 것이 내 정신 나이를 증명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1971년생이라니 작가의 나이도 이제 만만치 않아 보이건만, 이런 상상력은 스무 살 무렵에 발휘하는 것인 줄로만 알았으니. 나이 들어가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노년도 거부감 없이 맞이하겠다고 하면서도 나는 이렇게 이율배반적인 느낌에 잡힌다.(이 소설의 상상력에 멈칫 하는 스스로에게 도리어 멈칫 하는 낯선 반응)
잘 읽힌다. 재미도 있었다. 다만 후반부로 가면서 고갑수 쪽으로 쏠린 갈등 해결 방안이 거슬렸다. 내가 거슬림을 느낀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겠으나, 발랄함이라는 분위기가 생뚱맞음으로 바뀌어서 다소 실망했다고나 할까. 모노의 입장에서 마무리되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 남겨 놓고.
이 작가의 산문집을 한 권 더 봐야겠다. 소설보다 산문을 보고 싶다는 것은 작가에 대한 호기심이 남아 있다는 뜻일 테고, 산문으로 인간성을 짐작한 후에 긍정적이라면 다시 그의 소설을 찾게 되겠지.(이것도 내가 나이 들었다는 증거일까, 소설을 소설로 보기 전에 작가의 인간성 판단에 근거해서 읽겠다고 생각하는 태도. 흐흐흐, 나는 어쩔 수 없는 기성세대가 되었군.)
개인적으로 게임을 즐기지 않는 편이라 요즘의 게임 세대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다. 다른 사람과 대놓고 겨룬다는 게 영 못마땅한 나로서는(은근히 숨기면서 겨루는 것은 좋아하는 나, 도대체 무슨 내숭인가.) 게임을 소재로 소설을 펼쳐 놓고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그럴 듯하기도 했다. 그래서 게임 좋아하는 딸에게 이 소설을 권하기는 했는데, 괜히 내가 궁금하다. 뭐라고 반응할지.
세계 여행 게임과 세계 여행 소설과 직접적인 세계 여행과 도피적인 삶. 우리네 삶의 범위가 확실히 지구 차원으로 넓어진 것은 맞겠다. 다만 이렇게 넓어졌으면 더 좋다고 더 만족스럽다고 해야 할 텐데, 상대적인 박탈감은 더 커지고 이로 인한 열등감도 많은 사람을 슬프게 한다. 사는 게 원래 만족스럽지 못한 것일까. (y에서 옮김201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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