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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님의 서재
  • 소설 보다 : 여름 2023
  • 공현진.김기태.하가람
  • 3,150원 (10%170)
  • 2023-06-09
  • : 1,807
여름에 소설 세 편. 2022년과 2023년에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른바 신인 작가들의 작품이다. 이들이 소설을 어떻게 써 나가려고 하는지, 이를 알고 싶은 나에게는 아주 작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다. 잘 만난다면 나로서는 순수한 기쁨 하나를 챙기게 될 테니까.

세 편 중 공현진의 글(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에 끌렸다. 처음 읽을 때 인상적이었고 남은 두 편을 다 읽은 뒤에도 첫글만 나를 잡아당겼다. 등장인물의 힘이 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영웅이나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닌 이가 소설의 주인공일 경우 대체로 읽는 마음이 고단하게 마련이다. 현실과의 대결 상태에서 번번이 지는 쪽에 처해 있기 일쑤이므로. 이들이 지는 원인이나 지는 모습이나 지고 난 후의 절망 등은 소설에서 꽤나 자주 다루고 있는 편이고 이런 내용을 나는 썩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가끔 이 소설처럼 읽는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게 되면 작가의 이름을 한번 더 새긴다. 기억에 남아 있기를 바라면서. 다음에 나오는 글도 반갑게 읽게 되기를 기다리면서.

단편소설은, 소설이 쓰인 시대를 가장 가깝게 느끼게 해 준다고 생각한다. 해당 시대의 문제, 해당 시대의 성과, 해당 시대의 삶과 죽음을 작가의 주된 관심과 연결시켜 있을 법한 이야기로 엮어 놓고 있다고. 그러니 지금 나오는 소설에서는 지금 우리가 느끼는 각종 사회 문제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지독하게 답답하고 막막하게도.

작가들은 사는 게 얼마나 불편하고 얼마나 조급할까. 요즘처럼 곳곳에서 사람 사는 어려움의 증거들이 터져 나오고 있을 때 작가들이 쓰고 싶다는 의욕은 사명감에 더 커질까 절망으로 인해 줄어들까. 괜히 쓸데없는 궁금증만 돋는 더운 날이다.
(y에서 옮김2023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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