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주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자, 맡겨 주세요!
- 이소영
- 14,400원 (10%↓
800) - 2023-11-22
: 2,666
무너진 기후 환경으로 아픈 동물들을 자신만의 기발한 방식으로 해결하는 오박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오박사는 어떤 문제든지 깊이 고민하는 기색 없이 아주 간단하게 해결책을 제시한다.
문제의 원인을 알아보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해결한 듯 '보이기만'하면 되기 때문에 실행에 거침이 없다.
이를테면 더위로 겨울잠을 못잔 동물들에겐 수면제 처방을, 색이 요상해지는 흰 올빼미에겐 하얀 염색약을 주는 방식이다.
동물들이 찾아올수록 점점 해결방식의 스케일은 커져가는데 어째 동물들 표정은 만족스럽지 않다. 오박사만 흐뭇할 뿐.
기후위기가 피부로 와닿으면서 다양한 환경챌린지나 다소 그럴듯해보이는 환경 정책들이 등장하지만
편리함에 맛을 본 이상 다시 불편한 삶으로 돌아가기란 쉽지 않다. 읽으면서 나조차 뜨끔, 어딘가 불편하게 만드는 기분에 이거 좋은 책인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실에서 환경 수업을 할 때마다 무수히 많은 환경 그림책들 가운데 무엇을 골라야 할지 고민했던 때가 떠올랐다.
결국 비슷한 주제와 이야기지만 풀어내는 방식에 따라 선택이 된다.
이 책이 다른 책들보다 조금 특별한 부분이 있다면
아픈 동물들의 모습의 나열보단 해결하는 척 하는 인간의 위선적인 모습에 더 포커스를 맞춘 지점이라 생각한다.
자 맡겨만 주세요! 이제 됐지? 이제 안아플거야. 괜찮아. 버텨.
언발에 오줌누기같은 해결책은 상황을 더 악화시키기만 할텐데.
문제의 근본을 찾고, 이전보다 조금 불편해지는 삶에 모두가 익숙해졌으면. 나도 꾸준히 노력해야할 터.
마지막 면지에 등장하는 지구 위기 시계가 다시한번 경각심을 준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이소영 작가님의 색 쓰는 법에 계속 감탄했다. 개인적으로 파스텔 톤보단 쨍한 컬러를 좋아하는데 알록달록 많은 색상을 다루면서도 지저분하지 않은 느낌에
과감한 보색 대비도 많은데 촌스럽지가 않고 우아하다.
전권 모두 소장하고픈 마음. 장바구니 터짐. ❤️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