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오월중독X읽은책산책
  • 완벽한 아이
  • 모드 쥘리앵
  • 14,400원 (10%800)
  • 2020-12-04
  • : 5,336

한 작은 영혼을 가둬놓고 자신이 조정할 수 있다고 믿는 광기어리고 삐뚤어진 사고방식의 아버지. 그리고 그 희생자이자 공모자인 어머니. 이런 상황에서 살 수 있을까? 

이것이 소설이 아닌 에세이라는 충격. 그럼에도 끊임없이 세상을 살만 한 것이라고 스스로를 구원해가는 모드.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희망을 놓치 않는 것은 모드의 삶을 지탱해주는 음악, 책, 동물 친구들. 디디에 선생의 큰 실수는 바로 모드에게 책을 읽게 하고 음악을 하게 만든 것이다. 집, 동물, 그리고 자신의 딸까지 본성을 거슬리게 만들려 하다니. 인간이란 얼마나 어리석은지, 그러면서도 자유를 찾아가는 인간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인간에게 자유로움이란 무엇일까. 가둬둔다고 사라질 자유일까. 스스로를 구원해 낸 모드가 놀랍다.  프롤로그부터 강력한 책. 읽으면서 ‘도망쳐, 제발 도망쳐!’ 계속 외쳤다.  


🧷 나는 린다에게 오리 깃털을 자르는 끔찍한 가위질 소리, 겁에 질린 오리가 똥을 지릴 때 나는 냄새 얘기를 해준다. 사실 나 역시 우리집 연못의 오리와 다름없는 신세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내 한쪽 날개의 깃털을 피가 나도록 바짝 깎아버리고 나머지 한 날개는 길고 아름다운 깃털을 지니게 만들었다. -p27


🧷 어머니가 못을 박는다. “디디에 선생께선 뭐든지 할 수 있고 전부 다 보고 계셔.” 이 말을 들은 나는 마음이 놓이는지 반대로 더 무서워지는지 알 수 없다. -p35


🧷 나는 도스토옙스키를 통해 삶이 그동안 아버지와 어머니가 말해준 것보다 훨씬 끔찍하다는 것을, 온통 폭력과 오욕과 복수와 배신으로 얼룩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삶은 살 만한 가치가 있다! 도스토옙스키의 인물들은 삶을 두려워하거나 의심하지 않고, 삶에 맞서벽을 세우지 않는다. 반대로 삶을 사랑하고, 그 안에 잠기고, 필요하다면 아예 깊숙이 빠져버린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뭐든 겪어볼 만한 가치가 있어. 더이상 두려워하지 마.” -p157


🧷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읽을 때마다 결말에 담긴 냉혹한 교훈이 나를 죄어온다. 그 교훈은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그에게서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 언젠가 자신의 광기를 깨닫는 날이 온다 해도, 그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위험한 사람이야. 도망쳐!” -p159



오월이읽은책 127

🪑책 속 책: 변신, 몬테크리스토 백작, 백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지하로부터의 수기, 웃는 남자, 적과 흑, 레미제라블, 파리의 노트르담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