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과 처형 사이에 선 메시아
ldlcool 2021/05/13 22:09
ldlcool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환영과 처형 사이에 선 메시아
- 애덤 윈
- 13,950원 (10%↓
770) - 2021-05-10
: 235
이 책의 원제는 <Killing a Messiah> 즉 메시아 죽이기인데, 번역서는 보다 순화된, 그리고 책의 맥락을 더 많이 내포하는 <환영과 처형 사이에 선 메시아>로 출간되었다.
자신들을 구원할 자를 고대하던 유대인의 맥락(환영)과 선동자로 여겨진 예수에 대한 권력자들의 음모(처형) 가운데 선 메시아라는 맥락을 번역서에서는 함께 나타내고자 한 것 같다.
나는 책을 읽으며 "환영"받는 예수의 맥락보다 "처형"받는 예수를 더 주목하게 되었다. (원제가 "메시아 죽이기"인 이유가 이런 맥락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예수를 죽이려는 당대 유대 총독과 대제사장 등의 계략 과정은 이 책의 백미다.
유대 총독은 사람들의 소요를 가장 최소화하기 위한 가림막으로 제사장을 내세워 처형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다.
대제사장은 자신이 그런 목적으로 활용됨을 알지만 자신의 직위가 박탈될까봐 두려워하여, 다른 선택을 하지 않고 총독의 시나리오대로 순응한다.
그들은 표면적으로 도성의 평화를 위해 위협되는 인물을 어서 처리(?)해야한다고 말하지만, 그 이면에는 결국 자신들의 권력에 도전하고 위협되는 존재는 없애버려야 한다는 지극히 원초적인 이유가 자리하고 있음을 본서에서 무척이나 잘 그려냈다.
결국, 그들의 탐욕이 예수를 죽였다.
십자가를 묵상할 때면 예수님의 고통을 생각하며 함께 마음 아파 하게 된다.
우리 죄를 사하시려 무고한 그분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을 통감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거기서 좀 더 나아가 십자가에 못 박은 배경 한가운데 자리잡은 자들의 모습이 내 모습과 참 닮았음에 고개 숙이게 된다.
자신과 자신의 이익에 갇혀 있는 모습이 꼭 나와 같다.
이로써 십자가를 묵상할 때 읽을 책 한 권이 더 늘었다.
추신1) 이 책을 대표적인 히스토리컬 픽션 시리즈인 "일주일"식으로 분류한다면 <예루살렘에서 보낸 일주일> 정도가 될 것 같다. "예수의 죽음에 관한 나의 이해는 예수가 예루살렘에서 생애 마지막 주간을 보내는 동안 그곳의 사회, 정치 환경이 어떠했느냐에서 시작된다."(320 p)
추신2) 책을 둘러싼 논쟁이 될만한 부분은 뒤의 [저자의 말]에서 잘 다루고 있고, 예수의 죽음으로 인한 반유대주의 역사에 대한 고찰도 [예수의 죽음과 반유대주의의 역사]에 담겨있다. 소그룹 나눔을 위한 [생각와 토론을 위한 질문]과 몇몇 팩트체크를 위한 [주]도 있으니, 단순 흥미용 히스토리컬 픽션으로만 여기지 않길 바란다.
추신3) 저자 애덤 윈(Adam Winn)은 작년 여름 주목받았던 <신약학 강의노트>(니제이 K. 굽타, 감은사) [감사의 말]에 언급된 바 있다(동명이인이 아니라면 말이다). 굽타가 책을 쓰며 코멘트와 약간의 추가적인 도움을 얻기 위해 몇몇 장들을 전문가들에게 보냈던 것 같은데, 거기에 애덤 윈이 언급된다. 이만하면 신약학 분야의 믿을만한 저자일테니 낯설다고 저평가 하지는 말자.
추신4) 북오븐 출판사에서 다음 히스토리컬 픽션 시리즈로 <로마에서 보낸 일주일>(제임스 L. 파판드레아, 오현미 옮김)을 준비 중이다. 함께 기대해보자.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