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경계, 이승과 저승틈의 간극, 숨을 내쉬다 잠시 멈추게 되는 그 찰나. 햇볕보다 뜨겁고 무거운 것이 웅크린 효원의 등을 어루만졌다. 효원은 안다. 이따금 새벽마다 효원을 찾아와 한참 동안 등을 어루만져주 가던 이 무게를 저승으로 가지 못하는 효원의 육신은 이승의 끈으로 묶여 움직일 수도, 눈을 뜰 수도, 소리를 낼 수도 없다. 가지 말라는 말은하지 않을 터이니 한 번만 끌어안게 해주기를 바랐지만 하찮고 가벼운 이승의 소원을 저승은 들어주지 않았다.
효원아, 너는 미련을 두지 마라.
나직한 목소리가 풍경 소리에 흩어진다. 부처님 곁으로 왜그리 성급하게 가시느냐고, 당신만 보며 이 땅에 남아 있는 자신은 보이지 않느냐고 묻고 싶었지만,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며소리치고 싶었지만 효원은 눈을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