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제목을 보자마자 '이거 나 보라고 만든 책인가' 싶었다. 최근 들어 업무가 과중한 탓도 있지만 머리가 빠릿빠릿하게 돌아가지 않는 느낌이 자주 들었고 기억해야 할 일들이 바로바로 기억나지 않는 게 좀 심해졌기 때문이다. 요새 친구들이나 동료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흔히 하는 얘기가 '나이 들어 그런지 머리가 예전 같지 않다'인데, 책 소개 내용을 보니 그것 자체가 선입견이라는 말에 정신이 확 드는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내 머리를 방치해둔 건 아닌가 싶어서 말이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뇌의 변할 수 있는 성질, 즉 가소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능성의 지표라고 한다. 마치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나이 든 사람들 중에서도 젊은 사람들보다 더 월등한 근력과 체력을 보여주는 이들이 있는 것처럼 평소 어떻게 훈련을 받아왔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평소 '운동해야 하는데' 하고 생각만 하고 차일피일 미루다 야근을 하려고 들면 힘에 부치는 것처럼, 뇌를 위한 노력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 일상을 둘러보면 멍청해지는 습관은 죄다 하고 있다. 평소 일하느라 지치니까 짬이 나면 재밌는 것만 쫓고 싶고, 그러다 보니 유튜브 영상이나 SNS만 둘러보다 하루를 마감하곤 한다. 그러나 이렇게 내 삶을 방치하다 보면 어느 순간 더 멍청해져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그러면 더 능률이 떨어져 일에 치이는 삶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다.
다행히 이 책에선 '늦은 때란 없다'는 희망을 부여해주고 일상에서 바로 시도해볼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해준다. 예를 들어, 오늘 하루 무엇을 새롭게 학습했는지 기록해보라든가, 누군가와 자신이 읽은 책이나 본 영화에 대해 디테일을 설명해보라든가, 타임머신을 타고 어느 순간으로 돌아가서 자세히 회상하려고 노력해보라든가, 뇌에 브레이크타임을 주기 위해 멍하게 있는 시간을 가져보라든가 등의 방법들을 말이다.
어떻게 보면 정말 간단하고 쉬운 방법들이지만, 그 방법들이 왜 필요한지, 뇌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어, 읽는 순간순간 '오늘부터 이거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매 꼭지가 너무 길지 않고 내용이 간결하고 명료하게 담겨 있는 편이라 퇴근길, 혹은 잠들기 전 한 꼭지씩 읽기에 너무 편했다. 맨 마지막에 '포인트'로 한번 더 정리해주는 요소도 있어서 메시지가 머릿속에서 잘 정리되는 느낌도 받았다.
사실 변화의 시작은 거창하지 않은데, 일단 뭐라도 하는 날이 쌓이면 그게 바로 변화인데, 이런 지점을 잊고 사는 거 같다. 올해 연말을 마무리하면서 다시 한번 그동안 방치해뒀던 나를 점검하고 조금이라도 개선된 삶으로서 내년을 시작하고 싶다. 내 소중한 친구들에게도 이 책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보내줄 생각이다. 우리 함께 시작해보자고 말이다.
